올해도 대어(大魚)급 공모주들이 줄줄이 상장 출격을 예고해 연초부터 IPO(기업공개) 시장 열기가 뜨겁다. 지난해 SK바이오팜과 빅히트 등 유가증권시장을 비롯해 코스닥 시장에서도 카카오게임즈, 박셀바이오, 명신산업 등 새내기주들이 그야말로 '광폭행진'을 보여주면서 IPO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올해는 LG화학에서 분사한 2차전지 신설법인 'LG에너지솔루션'을 포함해 카카오계열사 '카카오뱅크', 배틀그라운드 제작사 '크래프톤' 등 다양한 산업에서 대형 공모주가 등장할 예정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조 단위 기업가치를 띄고 상장 출사표를 던진 곳만 6곳에 달한다. 이 중 LG화학에서 물적 분할해 2차전지 신설법인으로 독립한 LG에너지솔루션이 단연 돋보인다. 증권가 추산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가치는 최대 50조원 수준이다. 이미 세계 1위 경쟁력을 보유한 전기차용 배터리를 등에 업고 상장 준비에 한창이다. 앞서 지난해 연말 LG전자가 발표한 세계 3위 자동차부품업체인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합작사를 설립한다는 소식이 시장을 흔들었던 만큼 LG에너지솔루션과의 자동차용 전장사업 시너지 등이 투자 포인트로 꼽힌다.
배틀그라운드의 제작사 크래프톤 역시 숙원사업이었던 상장 일정을 올해 마무리할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저력을 입증하면서 기업가치 또한 껑충 뛰면서 시가총액 30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세라면 게임 대장주인 엔씨소프트(20조 9000억원)를 가볍게 제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카카오게임즈에 이어 카카오계열사 ▲카카오뱅크(6조~40조원) ▲카카오페이(7조~10조원) ▲카카오페이지(2조~4조원)가 대기하고 있고 SK바이오팜에 이어 SK바이오사이언스(3조원) 또한 연내 IPO를 목표로 한다.
이소중 SK증권 연구원은 "내년 대어급 업체들의 공모규모는 약 15조원으로 IPO 시장이 최근 5년간 가장 뜨거웠던 2017년보다 규모가 클 것으로 판단된다"며 "개인 투자자가 배정받을 수 있는 공모주 물량이 확대됨에 따라 대어급 업체들의 공모 청약에 대한 참여도가 이전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올해부터 공모주 청약에서 일반투자자 배정물량은 최대 30%까지 늘어나는 점이 변수다. 기존에는 전체 공모 주식의 20%만을 배정했으나 개인 투자자들의 증시 역할 비중이 커지면서 기회를 늘리기 위해서다. 여기에 일반청약자 배정 물량 중 50% 이상에 대해서는 균등배정 방식도 적용돼 IPO를 통한 자금력을 확보하려는 공모주들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규리 매경닷컴 기자 wizkim61@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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