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헬스장업계 '오픈 시위' 확산…"이대로는 도저히 못 산다"
입력 2021-01-04 14:18  | 수정 2021-04-04 15:05

헬스장과 필라테스 등 실내체육시설에 대한 집합 금지조치가 2주 연장되자 반발한 일부 헬스장 업주들이 운영을 재개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방역 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어제(3일)까지였던 헬스장 등 실내체육시설 집합 금지 조치를 이달 17일까지 연장 시행합니다.

다만 태권도, 발레 등 학원으로 등록된 소규모 체육시설에 대해서는 동시간대 교습 인원이 9명 이하면 영업을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헬스장 업주들은 같은 실내체육시설이지만 다른 기준이 적용되는 방역 정책에 형평성이 없다며 항의 차원에서 헬스장 문을 다시 여는 단체행동인 일명 '오픈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헬스장 운영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헬스장을 열었다는 게시물이 줄지어 올라오고 있습니다.

경기도 포천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는 오성영 전국헬스클럽관장협회장은 오늘(4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방역 수칙을 지키면서 정상 오픈을 한다"며 "수도권에 운영 금지 중인 자영업자 여러분도 모두 다 정상적으로 오픈을 하자"고 적었습니다.

그는 "우리 국민 대부분이 처음부터 3단계로 굵고 짧게 가자고 그렇게 이야기를 했지만, K-방역으로 자화자찬만 늘어놓더니 이게 무엇이냐"며 "머슴(정부) 월급 주는 주인들(국민)이 다 굶어 죽어간다"고 비판했습니다.

오 회장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포천시에서는 문을 열지 말라고 문자메시지가 왔지만, 이대로는 도저히 살 수가 없어 문을 열기로 했다"며 "뜻을 같이하는 다른 헬스장 관장들에게도 문을 열자고 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 용산구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는 고 모 씨도 지난달 8일 헬스장 문을 닫은 지 4주만인 이날 영업을 재개했습니다. 고 씨에 따르면 이날 오전에만 20여 명의 회원이 헬스장을 방문해 운동했습니다.

고 씨는 "샤워장 이용을 금지하고, 마스크 착용한 상태에서 회원들이 운동하고 있어 감염 우려가 없어 보인다"며 "오랫동안 운동을 못 했던 회원들이 헬스장 문을 다시 열어 고맙다고도 말한다"고 했습니다.

마포구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는 정 모 씨는 이날 회원은 받지 않는 대신 조명과 음악을 켜고 혼자 자리를 지키며 1인 시위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정 씨는 "태권도장은 운영할 수 있는데 헬스장만 영업금지를 하니 당연히 억울하다"며 "일괄적으로 문을 닫게 하기보단 일정한 지침을 정해놓고 방역 수칙을 위반하는 업주를 강력하게 처벌하는 방식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방역 당국 감시를 피해 암암리에 일대일 퍼스널트레이닝(PT)만 재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강북구 모 헬스장은 이날부터 PT 회원과 개별 약속을 잡아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이곳은 운영되지 않는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불을 끄고 낮 시간대에만 영업을 이어가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강서구의 한 헬스장 역시 PT 강습이 가능하다며 신규회원을 유치하고 있었습니다.

박주형 필라테스·피트니스 사업자연맹 회장은 "헬스장은 유보금을 가지고 운영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한 달 벌어 한 달 먹고산다"며 "요즘 대출도 어려워 헬스장 업주들이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 회장은 "합리적인 검토를 토대로 방역 지침을 지키면서 영업을 이어나갈 방법을 모색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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