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스물스물] `남초(男超)도시` 울산 20대 여성이 떠난다
입력 2021-01-02 17:47 
울산은 20대 남녀 성비를 비교했을 때 남성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는 여성 일자리 부족이 주요 원인으로 손꼽힌다. 사진은 울산시가 개최한 울산 여성 CEO 간담회. [사진 제공 = 울산시청]

※스물스물은 '20년대를 살아가는 20대'라는 의미의 신조어입니다. 사회 진출을 준비하거나 첫 발을 내딛고 스멀스멀 꿈을 펼치는 청년들을 뜻하기도 합니다. 매일경제 사회부가 대학생과 사회초년생 등 20대 독자의 눈높이에 맞춰 참신한 소식에서부터 굵직한 이슈, 정보까지 살펴보기 위해 마련한 코너입니다.
국내 최대 산업도시 울산에서는 '여성 직장이 현대 계열 대기업 계약직, 공무원, 교사 밖에 없다'는 말이 있다.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등 중화학공업 중심 도시이다 보니 여성 일자리가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적고, 사회 생활을 시작하는 20대 여성 상당수가 일자리를 찾아 다른 지역으로 떠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울산여성가족개발원은 정기간행물 '울산여성' 11호 기획특집 '울산, 20대 여성'을 통해 이같은 통설에 대해 팩트 체크를 했다. 20대 남성과 여성의 성비, 인구 순이동 등을 비교했는데 울산은 전국 7대 도시 중 남성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고, 여성 인구의 순유출도 많았다. 개발원은 여성 일자리 부족을 남초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2019년 기준 울산의 20대(20~29세) 인구는 14만6648명이다. 남성은 8만4499명, 여성은 6만2149명이다. 남성이 여성보다 2만2350명 많았다. 여성이 100명일 때 남성이 몇 명인지 말해주는 성비를 보면 울산은 20~24세 140.3명, 25~29세는 132.0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평균(20~24세 112.4명, 25~29세 115.8명)보다 월등히 높고, 전국 7대 광역시 중에서도 가장 높았다. 대구와 세종시도 20~24세 성비가 평균보다 높았으나 울산과는 차이가 컸다. 울산이 140.3명인 반면 대구는 115.5명, 세종은 117.0명에 불과했다.

울산의 20대 인구는 조선업을 중심으로 제조업 불황이 시작된 2016년 이후 순유출로 돌아섰다. 그런데 남성보다는 여성 인구의 순유출이 두드러졌다. 2015년 20~24세 여성 인구 순유출은 762명이었으나 2019년 1752명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남성은 462명에서 1321명으로 증가했다.
울산은 떠난 20대 여성은 주로 서울, 부산, 경기도로 거주지를 옮겼다. 이들 도시는 대학이 많고, 서비스업이 발달한 곳이다. 울산의 20대 여성 1인 가구는 2019년 기준 5890가구로 세종시의 5396명보다 조금 더 많았다. 인구가 비슷한 광주(1만8242명), 대전(2만6374명)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20대에서 1인 가구는 학업이나 직장 영향이 크다.
울산지역 20대 여성 취업자 수를 분석한 결과 울산 주력 산업인 제조업의 여성 취업자는 5000명에 불과했으나 남성은 3배가 넘는 1만6000명에 달했다. 울산지역 20대 여성은 주로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 숙박·음식업, 도소매업에 종사했는데 이들 일자리는 제조업보다 상대적으로 고용 조건과 근로 환경이 열악한 편이다.
이영란 울산여성가족개발원 연구위원은 "울산 20대 여성은 불평등한 근로 여건과 육아 부담 때문에 울산에서 일을 하기 힘들다고 말한다. 20대 여성이 일하기 좋은 울산을 만드는 것이 떠난 그들을 돌아오게 하는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울산 = 서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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