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M] 주52시간 중소기업들 "발등의 불"…"우리에겐 그림의 떡"

【 앵커멘트 】
오늘(1일)부터 직원 50명 이상 회사에도 주52시간 근로제가 적용됩니다.
대기업에서 먼저 시작됐던 주52시간제가 중소기업, 소규모 기업으로 확산되는 건데요.
1년 간 유예 기간을 뒀지만, 중소기업들은 여전히 준비가 되어 있지 않고, 주52시간제의 사각지대에 놓인 근로자들도 많습니다.
새해 신년 기획으로 주52시간제의 도입과 문제점을 정태진, 권용범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기자 】
서울 문래동의 한 마스크 유통업체입니다.

이 업체의 직원은 10여 명.

50인 이상 회사는 당장 1월 1일부터, 5인 이상 회사는 7월부터 주52시간 근무제를 지켜야 하는 상황이라 회사 대표의 고민이 많습니다.

주52시간 제도를 준비하려면 직원을 더 뽑아야 하는데 중소기업에서 일하려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는 게 문제입니다.

▶ 인터뷰 : 김홍룡 / A 중소기업 대표이사
- "코로나19가 생기다 보니 지금 인력난도…. 지원자들 채용 공고를 등록하게 되면 한 달에 한 명 정도만 등록하는 상황입니다."

▶ 스탠딩 : 정태진 / 기자
- "중소기업 10곳 가운데 4곳은 지난 1년간의 계도기간에도 불구하고 주52시간제에 대한 준비가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코로나19 상황까지 겹쳐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겁니다."

주52시간제 위반이 적발되면 4개월까지 시정 기간이 부여되고,

4개월 내 시정되지 않으면 사업주가 징역 2년 이하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집니다.

중소기업의 구인난을 해결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되지 않으면 기업인들이 범법자가 될 수 있는 상황입니다.

▶ 인터뷰 : 성창화 / B 중소기업 대표이사
- "저희 중소기업들이 인력에 대한 부분들이 시급한데, 인력에 대한 양성에 대한 부분들이 조금 시스템이 부족한 경우가 있거든요. 국가가 업종별로 지원 정책이나…."

잔업 수당, 특근 수당이 있는 기업에서는 근로자들 사이에서도 주52시간제에 대한 우려가 나옵니다.

▶ 인터뷰(☎) : 김돌평 / 대우조선해양 사내협력회사 협의회장
- "실제로 주52시간제로 인해서 15%~20% 정도는 임금이 깎인다고 판단을…. 잔업이나 특근을 통해서 아무래도 모자라는 임금을 확보하는 분들이 꽤 많거든요."

중소기업 관련 단체들은 한 번에 일감이 몰리기 쉬운 조선업, 건설업 등에 대해서만이라도 유연한 주52시간제 적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주52시간제가 적용되지 않는 사각지대는 어떨까.

▶ 스탠딩 : 권용범 / 기자
- "현행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주52시간 근무는 상시 5인 이상 사업장에만 적용됩니다.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근로자에게는 그저 남의 이야기일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1년 동안 소규모 사진 스튜디오에서 근무한 박 모 씨는 일주일 근무 시간이 52시간을 넘기기가 일쑤였습니다.

근무자가 2명뿐이라 제대로 쉬는 날이 손에 꼽을 정도였습니다.

▶ 인터뷰 : 박 모 씨 / 사진업계 종사자
- "많이 촬영을 하시는 분들은 하루에 두 번 촬영을 하기 때문에 그런 경우에는 밤 12시나 늦게 끝나면 새벽에도 끝나시죠."

가사노동이나 택배, 배달 업무를 하는 근로자들도 주52시간제와는 거리가 먼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개별사업자나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등으로 분류됩니다.

저임금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아 장시간 근무에 내몰리게 됩니다.

▶ 인터뷰 : 허석분 / 가사관리사
- "돈을 좀 더 벌고 싶어서 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또 멀리까지도 가시는 분 계시고 이러다 보니까. 주말에 웬만하면 쉬어야지 또 근무를 하는데…."

▶ 인터뷰 : 강민욱 /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조직국장
- "쉽게 이야기해서 굉장히 그림의 떡이라고 생각을 하죠. 주52시간제 같은 노동 시간을 제한하고 단축시킬 수 있는 그런 것들이 저희 택배노동자들에게 굉장히 절실합니다."

주52시간제를 준수하면서도 생계 위협에서 벗어날 만큼 소득을 보장하려면 일정 정도 국가 재정이 투입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주52시간제의 사각지대를 어떻게 줄여나갈지가, 주52시간제를 맞이하는 우리 기업과 사회의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포커스M이었습니다.

[ 정태진 기자 / jtj@mbn.co.kr ]
[ 권용범 기자 / dragontiger@mbn.co.kr ]

영상취재 : 이권열 기자, 변성중 기자, 임채웅 기자, 김회종 기자, 김현석 기자
영상편집 : 오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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