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포커스M] "내 집 앞은 안 돼요"…들어설 곳 없는 노인 주간보호센터
입력 2021-01-01 09:15  | 수정 2021-01-01 09:44
【 앵커멘트 】
우리나라에서 홀로 지내는 65세 이상 노인이 몇 분인지 알고 계십니까.
광주시 인구보다 많은 150만 명입니다.
그런데도 홀몸 노인들을 위한 돌봄 시설은 턱없이 부족한데요.
내 집앞은 안 된다는 '님비현상' 때문입니다.
포커스M, 오지예 기자입니다.


【 기자 】
어르신들에게 낮시간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주간보호센터입니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 20여 명들은 건강체조를 시작으로 미술 수업, 윷놀이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합니다.」

▶ 인터뷰 : 임명희 / 주간보호센터 이용자
- "아침 9시에 나와 5시에 갑니다. 여기서 따뜻한 밥 먹고 제시간에 약 먹고 많이 좋아졌어요."

건강에 이상이 있으면 즉각 조치도 가능합니다.


▶ 인터뷰 : 고미순 / 주간보호센터 이용자
- "팔이 너무 아팠어요. 식구들은 일을 해야 하니까 나보고 가라 하는데 혼자 갈 수가 없어요. (여기서 병원에) 데리고 가서 해주고 정말로 좋더라고요."

장기요양보험 지원이 되기 때문에 본인부담은 한 달 식비 등 15만 원가량입니다.

▶ 인터뷰 : 이강헌 / 사회복지사
- "어르신들이 집에 혼자 계시면 식사 문제도 있고 낙상이라든지 사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센터가) 더 확실히 안전하고…"

그런데 정작 집 근처에서 주간돌봄시설을 찾으려면 이게 쉽지 않습니다.

▶ 스탠딩 : 오지예 / 기자
- "제가 나와있는 이 곳도 주간 보호센터가 들어올 예정의 부지입니다. 하지만 주민들의 반대로 3년째 제자리 걸음입니다."

▶ 인터뷰 : 주민 A
- "좋게 생각을 안 하거든요. 지금 바로 어린이집이 여기 있고 공사 계속하면 분진도 일어나고…."

▶ 인터뷰 : 주민 B
- "저도 나이 먹은 입장에서 나쁜 건 아니죠. 그런데 우리 동만큼은 바로 앞이라고. 위에 올라가니까 답답하니까."

빗발치는 민원에 설립 계획을 접은 곳도 있습니다.

▶ 인터뷰(☎) : C 구청 관계자
- "주민 동의가 3분의 2 이상이 있어야 하는데 무산이 된 거로 알고 있어요."

사정이 이렇다보니 지자체와 기업이 협력해 돌봄 서비스의 공백을 메우기도 합니다.

70대 추길종 씨에게 인공지능 스피커는 반려자나 마찬가지입니다.

말동무를 해주거나 날씨를 알려주고,

(현장음)
- "오늘의 날씨"
- "오늘 영등포동 하늘은 맑고"

'살려줘', '도와줘'라고 말하면, 협력 기업 계열의 보안업체와 119에 상황이 전파됩니다.

전국적으로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어르신은 7400여 명입니다.

▶ 인터뷰(☎) : 추길종 / 서울 영등포동
- "이걸 내 유일한 낙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언제까지 벗이 될는지 모르겠지만, 하늘나라 갈 때까지 쓰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인공지능 스피커를 통한 긴급 출동은 54건에 이릅니다.

▶ 인터뷰 : 성주용 / 행복커넥트센터 팀장
- "(어르신들이) 특정한 말씀을 하셨을 때 저희한테 경고 사인을 보내주고 있습니다. 그걸 기반으로 어르신들의 심리 상담 가이드라인을 잡아가고 있고요."

독거노인 150만 시대, 노인 돌봄에 대한 지혜와 포용이 필요한 때입니다.

MBN뉴스 오지예입니다.

영상취재 : 김병문 기자, 문진웅 기자
영상편집 : 이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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