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펀드 위축에도…헬스케어·중소형IT 버팀목
입력 2020-12-31 16:43  | 수정 2020-12-31 19:55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1400대까지 곤두박질쳤던 코스피는 사상 최고치를 연거푸 경신했다. 2020년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 30일 코스피는 2873.47에 마감해 불과 10개월 만에 두 배 수준에 달했다.
하지만 증시 활황에도 불구하고 펀드시장은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2020년 1월 초 설정액 대비 3분의 1이 1년 새 날아갔다. 이른바 '동학개미 열풍'으로 펀드를 해지하고 직접투자에 나선 국내 투자자가 크게 늘어난 여파다. 연초 56조3400억원 수준이었던 국내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12월 말 기준 38조94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다만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금 유입이 이어진 펀드도 있다. 유망 업종에 투자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섹터펀드다. 국내 주식형 섹터펀드의 설정액은 2020년 들어 1조8600억원에서 3조1800억원 수준(70.9% 성장)으로 불어났다. 국내 주식형 펀드 내 비중도 3.31%에서 8.18%로 훌쩍 뛰면서 펀드시장의 지형을 바꿔놨다.
2020년 국내 증시에 투자해 좋은 성적을 거둔 펀드는 뭐가 있을까. 31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2020년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 1위는 미래에셋한국헬스케어로 나타났다. 미래에셋한국헬스케어는 국내 제약바이오업체에 주로 투자해 연초 대비 84.54%의 높은 성과를 기록했다.

3위를 차지한 우리중소형고배당(64.36%)은 중소형 성장주에 투자하는 펀드로 메드팩토, 오스코텍, 에스티팜 등 코스닥 바이오제약주 등에 투자해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그 외 국내 주식형 펀드 가운데 미래에셋가치주포커스(63.94%), 마이다스미중소형주(60.39%), NH-아문디 필승코리아(60.36%) 등 중소형 정보기술(IT)주에 투자하는 펀드가 뒤를 이었다. 2020년 상반기에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증시 랠리를 이끌었던 헬스케어와 중소형 IT 주식에 투자한 상품들이 연내 성과도 가장 좋았던 셈이다. 특히 중소형 IT 주식에 투자하는 상품들은 최근 반도체 관련주 랠리가 두드러지면서 1개월 수익률도 상위권을 휩쓸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한 달 동안 국내 주식형 펀드 가운데 성과가 가장 좋은 펀드는 미래에셋코어테크(16.89%), 미래에셋가치주포커스(16.33%), 미래에셋성장유망중소형주(14.96%), NH-아문디 필승코리아(14.74%), 하나UBSIT코리아1(13.81%) 등으로 나타났다.
2020년 SK바이오팜을 필두로 한 기업공개(IPO) 시장 활황으로 국내 혼합형 펀드 가운데는 공모주 우선배정 혜택을 받은 코스닥벤처펀드가 높은 성과를 거뒀다. 국내 혼합형 펀드 수익률 1위는 하나UBS코스닥벤처기업&공모주로 연초 대비 수익률은 65.71%에 달했다. 그 외 브레인코스닥벤처(51.08%), 에셋원공모주코스닥벤처기업(50.18%), KTB코스닥벤처(45.07%) 등 코스닥벤처펀드가 상위권을 휩쓸었다. 국내 혼합형 펀드 수익률 3위를 차지한 유경PSG좋은생각자산배분형(50.82%)은 시장 상황에 따라 주식 비중을 조정하는 자산배분형 펀드의 특성을 살려 높은 성과를 거뒀다. 유경PSG좋은생각자산배분형은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되기 전 주식 비중을 줄이고 진정 국면에서 다시 늘리는 등 자산배분을 통해 높은 성과를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가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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