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새벽엔 생존 확인됐는데"…제주 전복 어선 승선원 전원 실종
입력 2020-12-30 11:28  | 수정 2021-01-06 12:03

제주 해상에서 승선원 7명이 탄 어선이 전복돼 이틀째 실종자 수색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제주해양경찰청은 제주시 한림 선적 저인망어선 32명민호(39t·승선원 7명)가 기상악화로 전복돼 승선원 전원이 실종됐다고 오늘(30일) 밝혔습니다.

해경은 어제(29일) 오후 7시 44분쯤 제주항 북서쪽 2.6㎞ 해상에서 32명민호가 전복됐다는 신고를 접수했습니다.

앞서 7시 27분쯤 32명민호의 외국인 선원이 부산시 소재 외국인 선원관리업체에 구조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부산해경서에 경유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사고 선박에는 선장 55살 김모 씨를 비롯해 한국인 4명과 인도네시아인 3명 등 총 7명이 타고 있었습니다.

해경은 선원들과의 전화 통화를 통해 사고 당시 선원 5명(한국인 2명, 인도네시아인 3명)은 전복된 선박의 선미 쪽 하부 선실 내에 타고 있었으며, 나머지 한국인 선원 2명은 조타실에 있었던 것을 확인했습니다.


해경은 야간 악천후 등으로 전복 어선을 발견하지 못하다 오후 9시 8분쯤 제주해경 헬기를 통해 제주항 북서쪽 1.6㎞에서 전복 어선을 발견했습니다.

해경은 헬기(B-521)와 연안구조정(S-25), 민간어선 등을 동원해 수색·구조작업을 시작했습니다. 해군 함정과 제주도 행정선도 동원됐습니다.

해경 구조대원이 오후 9시 21분쯤 사고 어선에 올라타 선체를 두들기며 타격 시험을 했고, 선내에서 생존 반응이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해경구조대와 특공대, 항공구조대가 선내 선원 구조를 위해 9시 52분부터 총 8차례에 걸쳐 선내 진입을 시도했으나 4∼5m 높이의 거센 파도와 초속 16∼18m의 강한 바람, 심한 와류, 전복 선박에서 유출된 그물 등 어구들이 30m 주변으로 널려 있어 구조대원들이 선체 내로 진입하지 못했습니다.

제주항에 대기 중인 예인 전문 선박 306대룡호와 207황룡호에 지원을 요청해 구조에 나섰지만 높은 파도로 회항했습니다.

전복 어선의 침몰 방지를 위해 리프트백을 설치하는 등 안전조치를 하고 선체 내 타격 신호를 통해 선내 선원들의 안전을 수시로 확인했습니다.

다음날 오전 3시 13분까지 11차례 통화를 하며 선원들의 생존을 확인했지만, 전복된 선박은 강한 바람과 높은 파도로 표류하다 오전 3시 47분쯤 제주항 서방파제에 좌초 후 파손돼 선원 7명은 실종된 상태입니다.

해경은 아직 기상 상황이 나빠 확인이 필요하지만, 현재 어선이 침몰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해경은 사고원인을 기상 불량으로 인한 전복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수색 구조가 완료한 후 정확한 정밀 조사를 통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할 예정입니다.

해경은 현재 함선 총 9척(함정 8척, 민간어선 1척), 헬기 1대를 투입해 제주항을 중심으로 동서 6.1㎞, 남북 5.9㎞ 해상을 정밀 수색하고 있습니다.

육상에는 오전 9시 기준 총 935명을 투입, 제주시 사수포구에서 삼양동 해안가 구간에서 수색을 벌이고 있지만 실종된 선원은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선체 잔해물 일부만 좌초된 위치 해안가에서 발견했습니다.

현재 사고 해역의 기상 상황은 매우 좋지 않습니다.

제주 전역에 강풍특보가 발효됐고, 제주 전 해상에 풍랑경보가 발효 중인 상태로 사고 해역에 초속 12∼20m의 강한 바람과 4∼5m의 높은 파도가 일고 있습니다.

구조대원 2명이 다쳤고 고속단정 2척이 침수되는 등 수색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천식 제주해양경찰청 경비안전과장은 "구조자원을 총동원해 이른 시일 안에 실종자를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승선원 가족들에게는 사고 이후 선주를 통해 사고 사실을 알렸다. 인도네시아 선원들에 대해서는 대사관을 통해 연락을 취했다"며 "안타까운 사고를 접한 실종자 가족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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