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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장 선거판, 전직 국회의원들의 일탈 [특별기고]
입력 2020-12-30 10:09  | 수정 2020-12-30 13:08
제41대 대한체육회장 선거가 국회의원 출신 후보들의 잦은 입장 번복과 거친 언사로 품격을 잃어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호 1번 이종걸 2번 유준상 3번 이기흥 4번 강신욱 후보(왼쪽부터)
잦은 입장 번복 거친 언사로 품격 잃어
29일 4명 후보등록…1월 18일 회장 뽑아
후보 사퇴 윤강로, 반 이기홍 그룹 단일화 못하면 공멸” 전망

[MK스포츠] 1920년에 출범, ‘새로운 100년을 시작하는 대한체육회의 제41대 회장 선거가 초반부터 국회의원 출신 후보들의 잦은 입장 번복과 상대 후보를 폄훼하는 거친 언사로 품격을 잃어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오는 1월 18일 실시할 이번 선거는 출마 의사를 두 번이나 번복한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전 국회의원이 29일 마지막으로 후보 등록을 마쳐 4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기호 추첨 결과 1번 이종걸(63·민족화해범국민협의회 상임대표 의장·5선 국회의원), 2번 유준상(78·대한요트협회 회장·4선 국회의원) 3번 이기흥(65·대한체육회장·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 4번 강신욱(65·단국대 체육학부 교수·전 한국체육학회 회장)으로 확정됐다.
중앙선관위의 엄격한 관리 아래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전직 국회의원들의 잦은 입장 번복이 먼저 눈에 띈다. 29일 오후 6시 마감 직전에 후보 등록을 마친 이종걸 의장은 28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했다가 이날 밤 강신욱 후보와 단일화 협상이 결렬되자 사퇴 의사를 밝혔으나 후보 등록 마감 직전 태도를 바꿔 마지막으로 등록했다. 이 의장은 2004년부터 10년간 대한농구협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26일 4선 국회의원 출신인 장영달(72) 우석대 명예총장이 체육회장 입후보 자격 논란에 휘말려 불출마를 결정하자 이날 전격적으로 출마 선언을 한 것이다.
전 국회의원 장영달 이에리사 문대성 출마 포기
입장 번복을 한 것은 장영달 명예총장도 마찬가지. 장 명예총장은 지난 8월과 12월 초 두 번이나 기자회견을 통해 대한체육회장에 출마하겠다고 밝혔으나 제19대 대선에서 선거법 위반으로 박탈당한 피선거권을 회복하지 못해 중도하차 했다. 장 명예총장은 성탄절 사면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 했으나 무위에 그쳤다. 이 때문에 그를 지지했던 오한남 배구협회 회장, 이회택 전 축구대표팀 감독, 박찬숙 전 농구대표 선수 등 많은 지지자의 실망을 샀다. 장 명예총장은 대한배구협회장과 축구협회 부회장을 지낸 바 있다. 이밖에 2004년 아테네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인 문대성(44) 전 국회의원도 출마 의사를 밝혔다가 번복했으며 1973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우승의 이에리사(66) 전 국회의원 역시 2013년, 2016년에 이어 출마 의사를 밝혔으나 유준상 강신욱 후보 등과의 후보 단일화가 이루어지지 않자 출마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선거 입후보자 가운데 최고령자인 유준상 전 국회의원은 28일 장영달-이종걸-강신욱으로 이어지는 바람잡이 선거꾼들이 후보 등록을 앞두고 출마 의사를 오락가락 번복하는 것도 모자라 번갈아 가며 릴레이로 후보를 내세우는 야합을 자행함으로써 600만 체육인과 선거인단 2180명을 우롱하고 혼란을 가중하고 있다”고 힐난하면서 출마를 통해 심판하겠다고 거칠게 비판했다.
이들 4명의 후보는 30일부터 선거운동에 돌입, 다음 달 17일까지 중앙경기단체와 245개 시도 및 시군구 체육회 임원 선수 지도자 동호인 등 투표인단 2180명을 대상으로 ▲전화(문자메시지 포함) ▲정보통신망 ▲윗옷 및 어깨띠 홍보 등으로 선거운동을 하게된다.
막판까지 출마를 저울질하다 사퇴한 윤강로(64) 국제스포츠 연구원장은 이번 선거는 이기흥 현 회장과 반(反) 이기흥 그룹(유준상 강신욱 이종걸)의 대결이다”고 전제하고 지난 4년간 재선 기반을 닦아온 이기흥 회장을 꺾기 위해서는 반 이기흥 그룹이 후보 단일화를 이루지 않는 한 필패, 또는 공멸을 면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각자 7000만 원의 기탁금을 걸고 출마한 반 이기흥 그룹 후보들의 단일화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기탁금은 이번 선거에서 유효투표 20% 이상의 득표를 해야 되돌려 받을 수 있다.
이종세(전 동아일보 체육부장·용인대 객원교수)[ⓒ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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