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역대급 2.5조 순매수 동학개미, 내년에도 배터리·바이오 주목
입력 2020-12-29 17:52  | 수정 2020-12-29 22:41
코스피가 29일 배당락을 맞아 기관투자가들이 1조9000억원 매도 물량을 내놨지만 무려 2조원 넘는 '동학개미' 매수세에 힘입어 또다시 신고가를 경신했다. 올해 대주주 양도소득세 부담 이슈에서 벗어난 개인은 이날 양대 시장에서 2조5000억원에 가까운 주식을 순매수하면서 코스피와 코스닥지수 신고가를 이끌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0.42% 상승해 2820.51을 기록했다. 사상 최고치다. 코스닥지수는 이날 3.28% 상승해 957.41을 기록하며 2000년 '코스닥버블' 이후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날 증시가 예상을 깨고 '배당락 급락'을 방어한 것은 '동학개미'(개인이 직접 국내 주식에 투자)에 힘입은 결과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973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 6월 11일 1조1844억원어치 순매도한 이래로 가장 많은 매도 물량을 쏟아낸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 또한 이날 3106억원어치 순매도했다. 배당락을 맞아 배당 수익을 노린 투자 수요가 대거 일시에 빠져나간 것이다. 배당락은 전날 배당기준일을 넘기면서 더 이상 배당을 받을 수 없는 거래일을 말한다.
반면 개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196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 11월 30일 2조2206억원어치 순매수한 이래로 가장 높은 수치다.
개인은 대주주 양도소득세 회피 데드라인(28일)을 앞두고 23~28일 3거래일간 총 2조1350억원어치를 순매도한 바 있다. 3일간 내다 판 주식을 이날 하루에 다시 사들인 셈이다.

코스닥시장에선 개인이 2724억원, 외국인이 1116억원어치를 각각 순매수했다. 기관은 3265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양대 시장에서 개인은 총 2조4694억원어치 순매수해 일간 순매수 기록을 경신했다.
기관과 외국인이 각자 이슈에 따라 매도 물량을 쏟아내면 개인이 이를 소화하면서 지수를 방어하는 흐름이 이번에도 반복된 것이다.
이날 코스피를 방어한 종목은 성장주였다. 코로나19 사태로 부각된 성장주들이 내년에도 유망할 것이라고 투자자들은 내다보고 있는 것이다.
배당락 당일에도 주가가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내년 실적이 유망할 것으로 본다는 의미다. 가장 주가가 급등한 종목은 2차전지 제조사다. 삼성SDI 주가는 이날 7.51% 상승했고 SK이노베이션은 2.81% 올랐다. 내년 2월 미국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뒤 전기차 시장이 고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내다본 투자 수요가 몰린 결과다. 바이오 또한 이날 주가가 급등해 투자자들 주목을 끌었다.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4.18%, 셀트리온 주가는 10.08% 상승해 주목을 끌었다. 이는 그만큼 코로나19 사태가 내년 증시에도 여전히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을 방증한다. 반면 전통적인 고배당주는 이날 배당락 효과를 톡톡히 치렀다. KT&G 주가는 이날 5.98% 하락해 8만3300원을 기록했다. 금융주 또한 이날 주가가 된서리를 맞았는데, KB금융 주가는 이날 4.82%, 하나금융지주는 4.88%, 신한지주는 4.48% 하락하면서 마감했다.
[김규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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