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패스트푸드점 거리두기 규제 강화에도 `북적북적`
입력 2020-12-28 18:00 
12월 초 서울시내 한 패스트푸드 지점에서 방문객들이 식사를 하는 모습 [매경DB]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27일 거리두기 연장방안을 발표하며 "패스트푸드점도 베이커리 카페, 브런치 카페와 동일하게 커피·음료·디저트류만 주문하는 경우 포장·배달만 허용한다"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이 방안이 발표된 다음날인 28일 점심, 서울 종로역 인근의 패스트푸드점은 전주와 다름없이 손님들로 북적였다. 유명 햄버거체인인 '쉐이크쉑'은 코로나19 후 대기 줄은 사라졌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2.5+ 단계에도 여전히 점심 때는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되려 코로나 후 배달을 위한 인력이 바삐 오가는 모습이 더 자주 관찰됐고, 음식을 포장해서 나오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인근에서 역시 1층에 매장이 있는 롯데리아에도 적지 않은 인파가 매장에서 식사 중인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다만 쉐이크쉑보다 가격대가 낮고 매장 내부가 넓어서인지 연령대가 높은 이들이 식사 후 마스크를 내린 채 장시간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보였다.
종각타워 지하에서 소규모 매장으로 운영 중인 에그드랍에서는 식사 후 담소 중인지 여부는 알 수 없으나, 50대 남성 2명이 테이블에 음료만 놓은 채 대화 중이기도 했다.

한 패스트푸드 관계자는 "예전에는 주문없이 앉아있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코로나 사태 후에는 그나마 주문이라도 하고 앉는다"며 "(거리두기 2.5단계) 전부터 본사 지침으로 인원별 햄버거 주문을 기본으로,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포장만 가능하다고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커피전문점의 착석이 불가능해진 후 패스트푸드점을 대신 이용하는 일명 '카공족'의 발걸음은 여전한 편이다.
몇달 전부터 회사 방침으로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는 한 30대 남성은 "낮시간 동안 집에서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 코로나 사태 후 2~3시간 정도라도 커피전문점에서 일을 했는데, 최근에는 패스트푸드점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며 "나말고도 몇몇 사람들이 같은 시간대에 앉아 있는 것을 종종 본다. 오늘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런 방역수칙이 업종 간 격차를 더욱 벌어지게 할 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착석을 할 수 없도록 매장 내 의자를 치운 커피전문점들은 빵이나 샌드위치 등 베이커리류의 매출을 기대할 수 없는 상태가 되자 발주 자체를 줄였다. 실제 점심시간 후 커피전문점 내 베이커리 진열대는 거의 비어있는 수준이나 다름없었다. 한창 손님들로 북적일 오후 시간대에도 방문 인원이 거의 없자 근무 인원도 줄였고, 몇주 전까지는 저녁 9시까지 문을 열었던 한 커피전문점 브랜드는 아예 매장 오픈 시간을 7시로 단축했다.
개인 커피전문점을 운영 중인 A씨는 "최근에는 점심 때 매출이 하루 매출의 거의 전부"라며 "패스트푸드점이나 브런치카페 등도 포장과 배달만 가능하게 해야 방역에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닌가. (어제 발표가) 개선된 부분이 있기는 한건가"라고 반문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28일 방역당국 등의 지침에 따르면, 기존 카페 등에서 음료만 주문할 경우에는 매장 내 취식을 할 수 없고, 음식점으로 등록한 브런치카페 등에서는 식사 개념으로 음료와 디저트류를 함께 주문시에는 매장 내에서 먹을 수 있었다.
기존 지침에 따르면 일반음식점 업종의 디저트카페는 저녁 9시까지 좌석 이용이 가능하다는 부분에 카페 업종 사이에서도 불공평하다는 지적이 쏟아진데 따른 조치다.
[이미연 매경닷컴 기자 enero20@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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