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삼성전자 배당막차 타자" 개미 매수에…`8만전자` 찍었다
입력 2020-12-28 17:53  | 수정 2020-12-28 23:02
삼성전자가 28일 개인투자자 매수세에 힘입어 처음으로 장중 8만원을 돌파했다. 지난달 개인은 1조원 넘게 삼성전자를 순매도하면서 차익 실현에 나섰지만 이달 들어 다시 1조60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올 들어 '동학개미운동(개인이 직접 국내 주식에 투자)'이 한국 증시를 달구면서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찾은 종목은 '대장주' 삼성전자였다.
2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1.16% 올라 7만8700원을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사상 최고치다. 이날 개인은 삼성전자를 181억원, 기관투자가는 1891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1938억원을 순매도해 대조를 이뤘다. 삼성전자우 주가 또한 이날 0.14% 상승해 7만2900원을 기록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28일까지 개인은 삼성전자를 8조9850억원어치 순매수하면서 국내 상장사 가운데 가장 많이 사들였다. 두 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종목 또한 삼성전자 우선주였다. 개인은 이 기간에 삼성전자우를 5조953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수익률 역시 양호했다. 개인이 삼성전자를 올해 매입했을 때 평균 단가를 추산해 본 결과 5만3081원으로 나타났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평균 수익률은 48.26%에 달한다.
개인이 삼성전자를 매수하는 배경에는 배당 증액에 대한 기대가 깔려 있다. 삼성전자 배당을 받으려면 28일까지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해야 한다. 배당투자에 나서는 투자자는 배당 기준일(30일) 2거래일 이전까지 주주 명부에 이름을 올려야 하기 때문에 이날은 삼성전자 배당투자의 마지막 기회였다.

강송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순이익 증가에 따라 배당 재원인 잉여현금흐름(FCF) 역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배당이 올해 대비 20~30% 증가한다고 가정하면 내년 이후 삼성전자 배당은 연간 기준 주당 1700~1800원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지난해 삼성전자 연간 배당은 1416원이었다.
올해 삼성전자는 연말 배당뿐만 아니라 특별 배당까지 함께 지급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는 2017년 발표한 삼성전자 주주환원 정책에 따른 것이다. 당시 삼성전자는 2018~2020년 잉여현금흐름 60조원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이 가운데 50%를 주주에게 돌려주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실적이 예상보다 좋아 2018~2019년 쌓아둔 잉여현금흐름이 57조원에 달했다. 이미 지난해 목표치를 대부분 달성한 것이다. 연말 배당금을 주당 354원에서 높이거나 연말 추가 배당을 지급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 별세로 오너 일가 상속세 마련을 위해 재원이 필요하다는 것도 배당 증액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강 연구원은 "오너 일가 측에서도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이 바로 배당 증가"라고 설명했다. 증권사들도 잇달아 삼성전자 목표 주가를 높이고 있다. 대신증권(9만5000원) KB증권(9만2000원) 신한금융투자·NH투자증권(9만원) 등이 9만원 이상을 목표 주가로 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다만 배당투자만을 노렸다면 28일 이후 주가가 하락하는 경향을 띠는 것은 부담이다. 전문가들은 29일부터 삼성전자 주가 흐름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만약 삼성전자 주가가 상승세를 유지한다면 조만간 발표할 예정인 2021~2023년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기대가 깔려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주주환원 정책이 파격적으로 높은 수준이라면 삼성전자 주가는 다시 상승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김규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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