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온라인몰 상품 확대…해외서 활로 찾는 애경산업

코로나19 사태로 침체에 빠진 국내 뷰티 업체들이 해외 온라인 쇼핑 채널에 진출하며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고 있다. 지난달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 축제인 광군제에서 뷰티 기업들이 잇달아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한 것도 해외 진출 추진에 힘을 더했다. 최근에는 미주와 중국을 넘어 '뷰티 신시장' 동남아시아를 공략하는 움직임도 잇따르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애경산업(대표 채동석·사진)은 동남아시아 최대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 '쇼피(Shopee)'에 뷰티에 이어 헤어케어 제품군을 선보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경산업은 프리미엄 헤어케어 브랜드 '케라시스'를 국내외서 판매 중이다. 탈모 예방, 두피 관리 등 헤어케어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샴푸, 린스, 앰플, 트리트먼트 등 스페셜케어 제품을 앞세워 해외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중 뷰티 신시장인 동남아시아에 헤어케어 라인을 론칭할 계획"이라며 "빠른 경제 성장에 힘입어 소득이 증가하면 뷰티에 대한 소비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애경산업은 지난 10월 쇼피에 공식 진출했다. 쇼피는 7개국서 사업을 운영 중이며 애경산업은 그중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4개국에 뷰티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고객이 주문을 하면 쇼피의 동남아 물류센터를 거쳐 고객에 상품을 전한다. 대표 화장품 브랜드 '에이지 투웨니스(AGE 20's)'와 '루나(LUNA)'가 국내서 판매하는 제품 대부분이 입점돼 있다.
지난 17일 애경산업은 쇼피와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사는 공식 판매 강화, 브랜드 인지도 향상을 위한 공동 마케팅을 펼쳐나가기로 했다. 이 같은 협력을 통해 동남아 소비자에게 애경산업의 글로벌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맞춤형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쇼피 채널 내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플루언서 활동 등 적극적인 디지털 마케팅을 선보일 예정이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동남아 시장 중 특히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를 주목하고 있다"며 "말레이시아는 중국의 영향을 받아 이미 중국 소비자들을 통해 제품이 많이 알려져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애경산업은 올해 코로나19 사태 발생 후 국내외 온라인 채널 확대 및 디지털 마케팅 강화에 힘써왔다. 지난달 중국 광군제에서 '티몰 국제 애경 플래그십 스토어'는 전년 대비 24% 증가한 총 115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에이지 투웨니스의 인기 제품 '에센스 커버 팩트'는 행사 기간 45만 4000개가 팔려나가며 티몰 내 비비크림 부문에서 3년 연속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티몰에 루나 플래그십 스토어를 새롭게 오픈한 데 이어 '애경 케라시스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며 판매를 시작했다"며 "브랜드 인지도 향상을 위해 모델인 배우 수지와 서예지, 중국 왕홍 등을 활용한 디지털 마케팅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선 지난 6월 에이지 투웨니스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에 브랜드관을 오픈하며 K-뷰티에 관심이 많은 글로벌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입점한 제품은 에센스 커버 팩트, 프라이머, 톤업 부스터 등 메이크업 라인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록을 완료했다. 에센스 커버팩트는 '아마존 핫 뉴 릴리즈(판매 순위가 높은 신제품 소개)' 10위권 내에 오르는 등 순조로운 모습을 보였다. 코트라(KOTRA)와 함께 아마존 라이브 커머스 방송도 진행하며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혀가고 있다.
이러한 전략에 힘입어 애경산업은 지난 3분기 수출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약 12% 성장했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온라인쇼핑 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화장품 해외 직접 판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2% 증가한 1조4329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온라인으로 우리나라 화장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더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온라인 시장의 무궁무진한 확장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애경산업은 K-뷰티의 우수성을 알리며 글로벌 온라인 시장에 대한 확대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심상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