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아산·완주까지 풍선효과…`두더지 잡기식` 규제 한계
입력 2020-12-24 17:33 
전국을 대상으로 한 부동산 규제지역 확대에 지방 중소도시까지 풍선효과가 거세게 번지고 있다.
특히 충남 아산과 전북 완주 등 지방 중소도시는 청약시장에서까지 과열 현상이 나타났고, 충남 서산은 규제 발표 이후 미분양 물량도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정부가 규제지역을 지정하면 인근 지역이 '반사이익'을 기대하며 값이 오르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전국이 규제지역으로 묶일 판이다.
24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23일 1순위 청약을 마감한 아산 탕정호반써밋은 1414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청약통장 6만6695개가 꽂혔다. 이번 청약은 아산 지역 거주자에게 우선권이 부여됐지만 외지인인 기타 지역 청약자도 4만1897명이 몰렸다. 이 단지 5개 블록의 청약경쟁률은 47.2대1로 지난달 말 기준 전국 아파트 청약경쟁률인 28.5대1을 크게 웃돌았다.
아산시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미분양 아파트가 나오던 곳이다. 지난달 2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온천동 아산칸타빌센트럴시티는 281가구 모집에 205명이 청약해 미달이 났다.

이 단지가 위치한 아산시 탕정면은 지난 17일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천안시에 연접해 있다. 이번 청약 결과 역시 천안이 규제지역으로 지정돼 풍선효과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아파트 매매값도 규제에 힘입어 크게 오르고 있다. 지난 21일 아산 요진와이시티 전용 84㎡는 7억원(21층)에 계약됐다. 현재 같은 전용 매물 호가는 7억원이 넘는다. 정부가 신규 규제지역을 지정하기 전 이달 거래된 같은 전용 물건의 실거래가가 4억9800만~5억8000만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규제 여파로 1억원 이상이 급등한 셈이다.
전주가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이면서 인근 완주군도 청약시장에서 풍선효과가 일었다. 21일 완주 삼봉지구 중흥S-클래스는 387가구를 모집한 1순위 청약에 5275명이 몰려 청약경쟁률 13.1대1을 기록했다. 올해 완주군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인 4.3대1의 3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풍선효과는 중소도시 미분양 단지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지난 7월 대우건설이 서산 예천동에서 분양한 '서산 푸르지오 더 센트럴'은 분양한 지 다섯 달이 지나도록 팔리지 않은 미분양 가구가 적지 않아 험난한 일정이 예상됐다. 하지만 전체 861가구 중 남은 160여 가구가 정부의 조정대상지역 발표 일주일 만에 모두 팔려나갔다.
정부 규제 풍선효과가 번지고 있지만 정작 규제지역 매매가도 오르는 현상이 속출하고 있다. 부동산원이 집계한 12월 셋째주(21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17일 정부가 신규 규제지역으로 발표한 59곳 중 9곳은 되레 전주 대비 아파트값 상승폭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 여수(0.18%→0.21%)와 경북 포항 남구(0.41%→0.56%) 등이다. 특히 충남 공주는 이번주 전주 대비 아파트값 상승률이 2.31%에 달해 역대 최대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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