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곳곳 소독하는 '방역 산타' 등장…코로나 이색 성탄절
입력 2020-12-24 15:00  | 수정 2020-12-31 15:03

코로나19 3차 대유행 속에 올해 성탄절에는 감염확산 우려로 인해 사실상 현장 미사나 예배는 어렵게 됐습니다.

수도권 종교시설은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대상에서 제외가 되긴 했으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지침 하에 비대면 집회가 원칙인데다, 집회가 열리는 예배당 등에도 20명 이내만 입장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오늘과 내일(24∼25일) 주교좌성당인 명동대성당에서 '주님 성탄 대축일 미사'라는 이름으로 열리는 주요 시간대 미사를 비대면으로 전환했습니다.

비대면으로 전환된 미사는 성탄 전야인 오늘(24일) 오후 8시, 10시, 12시와 내일(25일) 낮 12시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거행되는 미사입니다.


이들 미사에는 신자 참례와 현장 취재가 허용되지 않습니다. 대신 CPBC 가톨릭평화방송과 이 방송 유튜브 계정을 통해 미사가 생중계됩니다.

비대면 미사 외 다른 시간대 미사도 15명까지만 참례가 허용돼 신자들이 사실상 원하는 시간대 미사를 봉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매년 성탄절이면 명동성당은 신자는 물론 일반인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곳입니다. 성탄절 전야에는 ''구유 예절'을 보려는 인파로 성당 앞이 북적거리기도 했습니다. 올해 아기 예수를 말구유에 안치하는 구유 예절 의식은 성당 앞마당에서 차분하게 진행될 예정입니다.

명동성당 외 서울대교구 소속 성당이나 그밖에 전국 교구 본당들은 '연말연시 특별방역' 지침에 따라 거리두기 2.5단계 하에 비대면 미사를 엽니다.


개신교의 경우도 교회마다 예배 시간은 상이하지만, 마찬가지로 거리두기 2.5단계 지침에 따라 예배를 드려야 합니다.

교계에서는 최근에도 대면 예배를 강행하거나 소모임, 성경 공부 등을 통한 집단 감염사례가 끊이질 않아 성탄절을 앞두고 주의를 당부하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국내 최대 개신교회인 여의도순복음교회는 내일(25일) 7차례 기념 예배를 모두 비대면 온라인으로 올립니다. 이 교회는 매년 성대하게 준비했던 성탄 전야 행사는 아예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 교회 관계자는 "성탄절 예배를 온라인으로 올리기는 교회 역사상 처음"이라며 크게 아쉬워했습니다.

교계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개별 교회들이 거리두기 2.5단계 방역지침을 준수하며 성탄절 예배를 올려줄 것을 당부하고 있습니다.

한교총 관계자는 "비대면 예배를 원칙으로 하되, 예배당 안에는 예배 진행 인력을 포함한 20명 이내의 입장만이 허용된다"며 "예배 순서자, 진행 인력 등을 고려하면 평신도가 현장 예배에 오시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교회에 모일 수 없는 안타까운 현실에 교인들이 거리로 나와 행인들과 함께 성탄절 기쁨을 나누는 모습도 등장했습니다. 직접 '산타' 분장을 하고서 이웃들에게 작은 선물을 선사하는 것입니다.

인천 '행복한교회' 성도 여러 명은 24일 미추홀구 주안2동 거리에 산타 복장을 한 채로 '킥보드'를 타고 다니며 이웃들에게 과자와 마스크를 선물했습니다. 코로나로 침체한 분위기를 날려버리도록 블루투스 스피커에 반가운 캐럴도 실었습니다.

또 차량 외관에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고서 학교 주변 골목을 돌며 아동과 청소년들에게 과자와 떡케이크를 하나둘 나눠주기도 했습니다.

주변 상가 이웃과 신도 집을 찾아가 소독을 한 뒤 떡케이크를 전달하는 '방역산타' 활동도 벌였습니다.

행복한교회 측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여전히 우리와 함께 계신 예수님, 인류를 향한 그 예수님의 사랑과 구원의 노래가 계속 울려 퍼져야 된다고 생각했다"며 "예수님을 닮은 더 큰 사랑의 발자국을 남기길 원한다"고 전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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