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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앤트레터] 리퍼플릭서비스도 `사기 논란` 니콜라에 이별 선언
입력 2020-12-24 08:27  | 수정 2020-12-24 09:05
안녕하세요 :) 크리스마스 이브가 다가왔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19(COVID-19) 탓에 연말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았는데요. 그래도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될 지 자이앤트도 궁금해지는 아침입니다.
간 밤 뉴욕증시는 흔히 말하는 '혼조세'였어요.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추가 부양책 불만을 표한 데 이어 국방수권법(NDAA)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코로나19 지원금을 시민 1인당 600달러가 아니라 2000달러로 늘리자"고 다시 한번 주장했는데요. 이에 대해 민주당 낸시 펠로시 연방 하원 의장이 "그럽시다!(Lets do it!)"고 응답하면서 다행히 하락세는 아니었습니다. 이 와중에 전기차 'XL플릿' 주가가 급등해 로빈후더(주식 중개 수수료 무료 앱 로빈후드를 사용하는 미국 2030 밀레니얼 개인 투자자)들이 환호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오늘은 이런 이야기를 들고와 보았어요.

1. 트럼프 美국방수권법 거부…'디지털 시대 인권헌장 이슈' 기술주 긴장
2. 리퍼플릭서비스도 '사기 논란' 니콜라에 이별 선언
3. 애플카 후폭풍 와중에 상장한 전기차 'XL플릿' 주가 폭등 눈길
4. '잠시 쉬어갈게요' 크리스마스 이브날 뉴욕증시는 단축 운영


◆ 트럼프 美국방수권법 거부…'디지털 시대 인권헌장 이슈' 기술주 긴장
2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2021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 거부권을 행사하자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해외 주둔 미군 감축을 주장하는 트럼프의 거부권행사는 무모하다"면서 "오는 28일 하원은 초당적으로 그의 결정을 무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시민 지원금 확대와 '커뮤니케이션 품위법 230조'개정에 동의하는 입장입니다. [사진 출처=펠로시 의장 트위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국방수권법(NDAA)에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해당 법은 의회가 매년 수정하는 것인데 이번 건은 2021회계연도(2020년 10월 1일∼2021년 9월 30일)에 적용될 법입니다.
다만 의회는 법을 다시 통과시킬 예정입니다. 이런 가운데 이날 뉴욕증시에서는 3대 지수가 혼조세였습니다. 다우존스 지수(3만129.83)가 전날보다 0.38%올랐고 ,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도 3690.01로 전날보다 0.07%살짝 올랐지만 나스닥종합주가지수(1만2771.11)는 0.29%떨어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독일, 아프가니스탄을 언급하며 이곳에 주둔한 미군의 감축을 제한한 NDAA 조항은 위헌이라고 주장했다는 점이 부각될 법도 하지만 더 눈여겨 볼 점은 바로 '커뮤니케이션 품위법 230조'(Communications Decency Act 1996·CDA)에 관한 것입니다. 23일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를 향해 "이번 NDAA에 포함된 CDA 제230조를 의미있게 바꿔야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대통령 거부권을 무효로 만들려면 상원과 하원에서 각각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한데 이미 상원과 하원이 오는 28∼29일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무력화하기 위한 회의 일정을 잡아둔 상태입니다. .
'커뮤니케이션 품위법'은 미군 감축과 사정이 다릅니다. 공화당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 의견이 비슷합니다. 의회도 정당을 불문하고 CDA 230조 개정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는데, IT공룡입장에서는 골칫거리입니다. 유럽연합(EU)이 검토하는 '디지털 세금' 만큼 가시적인 악재는 아니지만, 우리나라에서도 네이버·카카오가 있어서 생각해 볼 부분입니다.

'가짜 뉴스 공세'로 유명한 도널드 트럼프(공화당) 대통령도 최근 "커뮤니케이션 품위법 제230조를 파기하지 않으면 의회가 낸 국방비 지출 법안을 거부하겠다"고 선언했고, 앞서 올해 5월 28일에는 'CDA 230조 폐기 대통령행정명령' 을 내기도 했습니다. 이 명령은 법적 구속력이 없지만 안 그래도 기업들 컨텐츠 관리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회 분위기에 힘을 실어주는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데요. 연장선상에서 연방 상원 조시 하울리(공화당) 의원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정치적 중립성이 필요하며, 정치적 편향 게시물과 관련해 플랫폼 업체들에 관리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 '인터넷 검열 지원 금지 법안'을 올해 6월 발의하기도 했습니다.
민주당은 공화당보다 더 강력한 입장입니다.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도 "230조를 즉시 완전히 없애버려야 한다"고 강조해왔습니다. 결국 '기업에 책임을 묻는 범위를 어느 정도로 하느냐'의 차이일 뿐 규제를 해야한다는 입장은 공유하는 셈이네요.
커뮤니케이션 품위법이 나온 1996년은 제프 베이조스가 이제 막 원래 부인과 함께 아마존을 창업한 연도입니다. 마크 저커버그는 당시 11살 소년이어서 아마도 페이스북같은 회사를 창업하는 꿈을 꾸고 있었겠죠? 구글도 2년 후인 1998년에 세상에 나왔습니다.
법 이름에 품위(Decency)라는 단어가 들어가다니 대체 무슨 내용일까요? '디지털 인권헌장'(Digital Magna Carta)로도 불리는 CDA 230조는 '인터넷에서 표현의 자유'를 담은 조항입니다. 미국이 유럽을 제치고 정보통신기술(IT) 강자로 올라서는 환경을 깔아줬다는 평을 받는 유명한 조항입니다. 페이스북(FB)이나 트위터(TWTR), 유투브(구글 알파벳·GOOG), 트위치(아마존·AMZN), 디스코드, 틱톡 등이 관련된 플랫폼 업체들이 성장한 발판이기도 합니다.
"한국에 사는 우리가 알 게 뭐냐?"싶지만 MAGA·FANG같이 우리가 관심 많은 기술주와 관련된 문제이기도 하고 우리 사회에서도 '표현의 자유'와 '검열의 제한'은 중요한 이슈입니다.
CDA 230조는 인터넷 회사들이 유저들 행위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선한 사마리아인' 면책 규정(Good Samaritan Clause)을 담았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일종의 '면책 특권' 조항이고, 유저들 입장에서는 '검열받지 않을 권리'의 근거가 되기도 합니다. '선한 사마리아인 규정'은 위험에 빠진 사람을 도와줘도 자기가 손해보는 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남을 돕지 않고 방치한 사람을 벌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230조 (C)항은 <공격적인 게시물 검열·차단에 관한 선한 사마리아 보호>를 규정하면서 서비스 공급자는 컨텐츠 생산자가 아니므로 컨텐츠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지지않는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CDA 230조는 법이 나온 1996년처럼 플랫폼 업체들이 게시판이나 이메일 목록을 만들 때나 의미가 있었지 요즘처럼 회사들이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사용해 유저들에게 선호 피드를 추천해주는 식으로 적극적으로 나서는 상황에서 문제가 된 모양입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온라인 커뮤니티가 또 하나의 세상이 된 요즘 '인종차별·혐오 발언' '테러 온라인 스트리밍' '아동 학대·성매매 컨텐츠' 등 이슈가 불거진 탓에 그간 미국에서는 법 개정을 통해 플랫폼 기업들의 컨텐츠 관리 책임을 강화하자는 움직임이 힘을 얻는 분위기입니다. 이렇게 되면 플랫폼 업체들로서는 유저가 이탈할 가능성을 마주하게 되는 셈입니다. 물론 악성 게시물을 올리는 유저가 나가는 것은 좋지만 컨텐트 관리 기준을 둘러싼 갈등이 일겠죠?
◆리퍼플릭서비스도 '사기 논란' 니콜라에 이별 선언
'굿바이 니콜라' 23일(현지시간) 미국 유명 쓰레기 처리업체 리퍼블릭서비스가 니콜라와의 탄소 제로 쓰레기 트럭 공동개발을 없던 일로 한다고 발표하면서 니콜라 주가가 하루 새 10.70%급락했습니다. [사진 제공=리퍼블릭서비스·니콜라]
사기 논란 한 가운데 있는 '수소 트럭 업체' 니콜라(NKLA -10.70% )가 갈수록 사정이 좋지 않은 모양입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유명 쓰레기 처리업체 리퍼블릭서비스(RSG -0.85%)가 니콜라와의 탄소 제로 쓰레기 트럭 공동개발을 파기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올해 8월 리퍼블릭은 공동개발을 통해 니콜라로부터 2500~5000대 트럭을 구매하기로 했었는데요.
다만 이날 리퍼블릭은 성명을 내고 "전기 트럭으로의 전환 노력을 계속할 것이며 다른 제조업체들과 협력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마크 러셀 니콜라 최고경영자(CEO)노 같은 날 직원들에게 편지를 보내 "리퍼블릭과의 협업은 기존 트럭 디자인을 버리고 전부 새로 해야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끝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니콜라는 국내외 대기업들의 투자 소식과 유튜브 투자 인플루언서 등을 통해서 관심을 받아온 업체입니다. 지난 6월 4일 나스닥증권거래소에서 기업인수목적회사(SPAC)를 통해 상장한 후부터 이달 22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의 매수 6위(결제 금액 기준 12억4200만달러·약 1조3755억원), 이달 들어서는 9위입니다.
니콜라는 상장 후 8월 리퍼블릭, 제네럴모터스(GM +3.82%)와 줄줄이 협력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급등했습니다. 하지만 GM 협력 발표 다음 날인 9월 13일 공매도 투자자 힌덴버그가 니콜라 사기 의혹을 폭로한 후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사건이 일파만파 되면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법무부가 공동 조사에 들어갔고 트레버 밀턴 창업자가 경영 일선에서 밀려나듯 사임했습니다. 지난 11월 30일 GM은 결국 "니콜라 지분 11%(20억달러·약 2조2000억원 상당) 투자를 하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성장기업은 의혹과 거품 논란 속에서도 커가기는 하지만 매출이 0원인 회사에 투자하는 것은 그만큼 리스크를 져야 한다는 점을 니콜라 사건이 보여준 셈입니다.
◆애플카 후폭풍 와중에 상장한 전기차 'XL플릿' 주가 폭등 눈길
23일(현지시간) 뉴욕 소재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상장 기념 오프닝벨을 울린 후 박수치는 XL플릿 관계자들.[영상 제공=NYSE]
'거품 논란' 하면 테슬라(TSLA +0.88%)도 곤혹을 겪어왔는데 꿋꿋하게 딛고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 입성했습니다. 23일에는 반등했지만 앞서 입성 날인 21일 애플이 '오는 2024년까지 전기·자율주행차를 출시한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이틀 새 주가가 7.86%떨어졌죠. 월가 투자은행(IB) 모건 스탠리의 애덤 조나스 연구원이 22일 투자 노트에서 "애플의 전기차 시장 진입 가능성은 테슬라 입장에서는 강력한 베어(약세)케이스"라면서 "테슬라 뿐 아니라 GM과 포드도 힘들 것"이라고 언급한 영향이었습니다. 모건 스탠리의 테슬라 목표주가는 540달러인데 23일 마감가격은 645.98달러입니다.
애플이 라이다센서를 개발하는 자율주행차에 탑재할 것이라는 소식 덕에 주가가 올랐던 라이다센서 공급업체 루니마르테크놀로지(LAZR -5.75%)와 벨로다인(VLDR -3.21%)은 23일 일제히 하락했는데요. 소문을 따라 급등하는 주식은 매수 시점에 따른 단기 손실을 어쩔 수 없이 안고 가야하는 것 같습니다.
올해 뉴욕증시에서는 전기차 신생업체들 SPAC 상장이 두드러졌습니다. 아마도 테슬라 효과인 걸까요? 전기차 XL플릿이 뉴욕증권거래소(NYSE)를 통해 증시에 데뷔했습니다. SPAC인 피보털인베스트먼트코퍼레이션II을 통해 우회상장했고 거래코드를 XL로 정했는데요. 데뷔 다음 날인 23일 주가가 전날보다 86.02%나 뛰어 32.59달러에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매사추세츠 보스턴에 본사를 둔 XL플릿은 전기차 전환 스타트업입니다. 소형 트럭 등 기존 내연기관 차량을 전기차로 바꿔준다고 하는데 지난 2009년 창업했습니다. 상장 전부터 포드와 GM의 쉐보레·GMC 트럭 라인 전기차 변환 작업을 해왔다고 합니다.
◆'잠시 쉬어갈게요' 크리스마스 이브날 뉴욕증시는 단축 운영
[그래픽과 자료 출처=뉴욕증권거래소(NYSE)·나스닥증권거래소 ]
현실 투자자인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지만, 크리스마스 연휴에는 뉴욕증시도 쉬어간다고 해요. 24일에는 미국 동부시간 기준 오후 1시에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증권거래소 등 시장이 조기 마감합니다. 우리 시간으로는 25일 새벽 3시까지만 운영해요. 그리고 진짜 크리스마스인 25일에는 한국증시가 쉬고 뉴욕증시도 임시 휴업입니다.
산타랠리가 끝나는 것일까요? 하지만 증시를 둘러싼 세상은 여전히 시끌벅적할 것 같아요. 코로나19 조심하고 우리 다음에 또 만나요 !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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