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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헬스케어 훈풍타고…임플란트株 디오 매물로
입력 2020-12-23 17:39  | 수정 2020-12-24 18:53
시가총액 4700억원 상당의 임플란트 제조·솔루션 기업 '디오'가 매물로 나왔다. 코로나19로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데다 매출의 절반 이상이 해외에서 나오는 기업이라 국내외 재무적 투자자(FI)·전략적 투자자(SI)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다. 임플란트 산업에 대한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는 해외 투자자들이 인수 의지를 보일 경우 몸값이 1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디오의 지주회사인 디오홀딩스는 지난주 한 외국계 주관사를 선정하고 매각 작업을 추진했다. 매각 대상은 디오의 지주회사인 디오홀딩스 21.59%와 김진백 대표이사 등 4인의 몫이 포함된 지분 30%가량이다. 지난해 연결 기준 디오의 매출은 1271억6520만원, 영업이익은 347억6725만원으로 27%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국내 업계에서 추산하는 디오의 몸값은 5000억~7700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디오의 연결 기준 상각전 영업이익(EBTDA)이 436억원이고 국내 임플란트 업계 1위인 국내 임플란트 업계 1위인 '오스템임플란트의' PER(주가수익률) 10임을 고려했을 때의 기업 가치는 4360억원이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하면 4700억~5000억원이 될 수 있다. 23일 오후 2시 기준 디오의 시가총액 4742억원을 기반으로 산정한 가격도 이와 유사하다.
지난해 말 국내 사모펀드 유니슨캐피탈에 인수된 덴티스트리 솔루션 기업 '메디트'의 가치 산정 방식을 적용하면 몸값이 7000억원을 훌쩍 넘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메디트는 당시 영업이익의 20배에 가까운 6000여억원으로 몸값이 산정됐다. 지난해 디오의 영업이익 348억원으로,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한 기업가치는 7700억원을 기록할 수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통상 글로벌 시장에서 임플란트 기업에 대한 성장성을 높게 본다는 점을 고려해 가격이 1조원에 육박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임플란트 기업 '스트라우만'은 주가수익률(PER)이 200이 넘을 정도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며 "그에 비해 국내 기업 오스템임플란트·덴티움 등 기업은 PER이 10~20 수준으로 저평가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외국계 FI나 SI의 인수 의지에 따라 몸값이 크게 뛸 수도 있다는 예측이다.
디오는 1988년 부산 기반 '동서기계'로 출범한 뒤 2002년 임플란트 시장에 뛰어들었다. 디지털 임플란트 솔루션을 개발해 매출의 70% 이상을 미국·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 올리고 있다. 대표적인 서비스는 '디오나비'다. 디오나비는 인공지능을 이용해 기존 환자들의 치료 데이터를 기반으로 임플란트를 심는 위치와 각도, 깊이 등을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디오가 제공하는 솔루션은 특히 미국에서 수요가 많다. 2019년부터 화이트캡홀딩스, 치과기공소, 대형 치과그룹 등 디오나비의 영업망을 다각적으로 확보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연평균 40억원대에 머물렀던 미국 매출액은 지난해 181억원, 올해 219억원(예상치)으로 급성장했다.
중국 시장에서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올해 디오의 중국 매출액은 전년 대비 34% 성장한 333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코로나19로 상반기 실적이 주춤했음에도 전체 시장의 성장성과 빨라진 디지털화 속도가 반영된 결과라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디오측은 24일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보유지분에 대한 매각을 검토한 적은 있으나, 현재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회사 매각 추진 사실을 인정했다.
[강두순 기자 / 강인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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