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얼어붙은 연말 기부…구세군모금 작년보다 25% 줄어
입력 2020-12-23 14:00  | 수정 2020-12-30 14:06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날로 강화되는 가운데 매년 연말 이어지던 사회단체 기부 역시 크게 줄고 있다.
23일 구세군자선냄비본부에 따르면 이달 1~20일 기준 거리모금 후원액은 14억5000만원으로 전년 동기간(19억2000만원)대비 25% 감소했다. 이는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유동인구가 줄면서 겨울철 지하철역과 주요 도심에서 진행하던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소 운영이 어려워진 영향이 크다. 실제 지난해 350여곳에 달했던 모금소는 올해 250여곳으로 30% 가량 줄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 열매)도 모금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개인 기부액은 지난해보다 30% 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목표 모금액을 지난해 4257억원에서 올해 3500억원으로 낮췄다. 내년 1월 말까지 '사랑의 온도'로 표시되는 개인과 법인 합산 모금액은 이날 기준 1669억원이다. 사랑의 온도도 이날 기준 47.6도(목표 대비 47.6% 모금)를 기록하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올해 모금액 추이는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나 이는 중앙회로 들어오는 법인 기부가 늘어난 데 따른 효과"라며 "코로나19로 경제 불황이 이어지면서 자영업자들이 매출의 일정액을 기부하는 '착한 가게' 등 개인 기부가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대한결핵협회에서 진행하는 올해 씰 모금액수는 지난 16일 기준 15억9431만원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모금 달성률은 목표치(30억원)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대한결핵협회는 올해 코로나19로 원격 수업이 잦아진 학교 상황을 감안해 EBS 크리에이터 '펭수'와 협업한 크리스마스 씰을 선보이는 등 비대면 모금을 확대한 바 있다. 대한결핵협회 측은 "비대면 모금 활성화를 통해 모금 실적은 지난해보다 긍정적인 상황이나 크리스마스 씰 모금액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며 후원을 독려했다.
서울연탄은행도 올해 연탄 후원이 절반 가량 줄었다. 보통 자원봉사자가 연탄은행을 통해 구매하고 현장에서 직접 나르는데, 코로나19로 봉사자 수가 줄면서 전달되는 연탄도 감소한 것이다. 올해 1~11월 연탄 나누기 봉사에 참여한 자원봉사자는 6000명으로 전년 동기간(1만2000명)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매년 기부액이 줄어드는 데는 경기 불황에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19년 통계청 사회조사에 따르면 전국 만 13세 이상 약 3만7000명 중 기부 경험이 있다고 답한 비중은 25.6%로 2015년(29.9%)보다 4.5%포인트 감소했다. 기부를 하지 않는 이유로는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51.9%)'가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신미진 매경닷컴 기자 mjshin@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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