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팔면 돈 버네"…중고 `그랜저·쏘렌토·티볼리`, 몸값↑

쌍용차 티볼리, 현대차 싼타페, 기아차 쏘렌토가 중고차 시장에서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 중고차 비수기, 연식변경이 맞물린 연말에도 다른 차종들과 달리 시세가 올랐기 때문이다.
중고차기업인 AJ셀카는 거래대수 상위 20개 모델의 한달 간 판매 추이를 분석한 결과 12월 시세는 전달보다 평균 3% 하락했다고 21일 밝혔다. 코로나19 사태로 거래가 뜸해진데다 연식변경에 따른 시세 변동이 하락세를 이끌었다고 AJ셀카는 분석했다.

쌍용 티볼리 [사진 제공 = 쌍용차]

그러나 SUV는 선전하고 있다. 소형 SUV인 쌍용차 티볼리는 전달보다 7% 올랐다, 중형 SUV인 현대차 싼타페 더 프라임과 기아차 올뉴 쏘렌토는 각각 5% 상승했다.
캠핑과 차박(차+숙박) 등 비대면 레저 활동에 적합하다는 평가가 시세 상승세를 주도했다. 여기에 겨울에는 전통적으로 SUV 시세가 강보합세를 형성하는 것도 영향을 줬다.
중형 세단의 경우 쉐보레 말리부와 르노삼성 SM6의 시세가 각각 7%와 2% 올랐다. 현대차 쏘나타와 기아차 K5에 밀려 약보합세를 보이다가 이번에 회복한 셈이다.

볼보 XC90 [사진 제공 = 볼보]

자동차 거래 플랫폼 엔카닷컴이 산정한 12월 수입차 시세도 전월보다 0.27% 하락했다. 그러나 볼보 XC90과 포르쉐 카이엔은 시세가 각각 2.62%, 3.99% 올라갔다.
볼보 XC90은 이효리·이상순 부부의 차로 유명해진 뒤 최동석·박지윤 부부를 교통사고에서 지켜줬다는 평가를 받으며 중고차 시장에서 대접받고 있다. 포르쉐 카이엔은 신차로 사기 부담스러운 소비자들이 중고차 시장에서 눈독을 들인다.
두 차종 모두 겨울에 강한 면모를 보이는 SUV인 것도 시세 상승에 한몫했다.
중고차 업계는 이달 일부 차종의 시세가 올랐지만 내년 2월까지는 전반적으로 시세가 하락세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한다.

궂은 날씨로 소비자들의 발길이 뜸해지는 계절적 비수기인 겨울인데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시장을 찾는 소비자 발길이 뜸해질 것으로 판단해서다.
여기에 개별소비세 감면 조치 연장에 따라 중고차 수요 일부가 신차 수요로 넘어가고, 신차 구매자들이 내놓는 매물이 많아져 시세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티볼리와 싼타페처럼 시세 하락기에도 '돈 되는 인기 차종'이 있다.

왼쪽부터 대우 티코, 쉐보레 스파크, 지엠대우 마티즈 [사진 제공 = 한국지엠]

중고차 시장에서 인기는 바로 가격이다. 인기 차종과 비인기 차종 가격 차이가 크지 않거나 때로는 비인기 차종이 인기 차종보다 비싸게 판매되는 신차 시장과 다르다.
중고차 시장에서 인기 높은 차종은 딜러들이 구매 경쟁을 벌인다. 발품이나 손품을 팔수록 좀 더 좋은 값에 팔 수 있다. 사고나 고장 등으로 문제가 있더라도 다른 차종보다 가격이 덜 깎인다.
인기는 회전율로 알 수 있다. 회전율은 중고차가 시장에 나온 뒤 팔리기까지 걸리는 기간이다. 회전율이 빠르면 그만큼 인기가 높다는 뜻이다.
성수기에는 30일, 요즘같은 비수기에는 40일 이내에 거래되면 인기 차종으로 간주한다.
중고차 기업 케이카(K car)에 따르면 신차 시장에서 인기 높은 현대차 그랜저는 중고차 시장에서도 한 달 이내에 거래된다. 30~50대가 선호한다. 지난해 부분변경 모델이 나오면서 단종된 그랜저 IG와 그 이전 모델인 그랜저 HG 모두 잘 팔린다.

기아 레이 [사진 제공 = 기아차]

신차 시장에서는 인기가 없더라도 중고차 시장에서는 인기 높은 차종도 있다. 준수한 품질을 갖춘 모델은 500만원 정도, 신차급 품질을 갖춘 모델도 1000만원 이내에 구입할 수 있는 경차다.
생애 첫차나 세컨드카로 쓰기 위해 20~40대가 주로 구입한다. 케이카에서는 기아차 레이와 모닝, 쉐보레 스파크가 매물로 나온 지 20일 이내에 판매된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gistar@mkinterne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