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서울성모병원,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 300례 달성
입력 2020-12-21 16:23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 신장이식팀은 지난달말 말기 신부전을 앓고 있는 38세여성 환자에게(B형 혈액형) 작은 아버지(52세, A형 혈액형)의 신장을 이식하는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을 성공적으로 실시해 300례를 달성했다고 21일 밝혔다.
장기이식센터는 2009년 5월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을 처음 성공한 후, 11년 만에 300례를 달성했다. 첫 이식 후 100례까지 6년, 101~200례까지 3년, 201~300례까지는 2년으로 점점 기간이 단축되어 11년 만에 300례에 도달했다.
병원의 이식 역사는 명동소재 성모병원에서 1969년 3월 25일 국내 최초 신장이식 성공 이후 강남성모병원, 서울성모병원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그 동안 소장이식, 간신장 동시이식, 혈액형 부적합 이식, 탈감작 이식 등 고난이도 이식을 성공적으로 시행해 우리나라 장기이식을 선도하고 있으며, 신장이식팀은 혈관·이식외과, 신장내과, 진단검사의학과, 신장병리 및 전문코디네이터 등 다학제 의료진으로 구성되어 있다. 300례의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을 분석한 결과, 전체 생체 신장이식에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이 미치는 영향은 첫 해 10% 정도였지만, 그 비중이 점차 늘어 현재 서울성모병원 전체 생체 신장이식의 39%를 차지하고 있다.
가장 많은 수혜자와 공여자의 관계는 부부였다. 혈액형 부적합 부부이식은 100례까지 44%를 차지했으며, 이후에는 절반 이상(55~57%)을 차지하고 있다. 즉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 2명중 1명은 부부간 이식인 것이다.

혈액형 부적합 이식은 고령환자 이식, 재 이식과 다장기 이식까지 영역이 확대됐다. 300례 중 수혜자가 65세 이상인 경우는 18명(6%)이며, 최고령환자는 73세, 재 이식으로 혈액형 부적합 이식을 시행한 경우는 총 39건(13%)으로 두 번째 이식 36건, 세 번째 이식 3건이었다. 또한 신장과 간을 동시에 이식 받아야 하는 환자에서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을 성공적으로 행하여 다장기 이식도 가능하게 됐다.
이식 신(腎) 생존율은 첫 100례에서 이식 신 1년, 3년, 5년 생존율 95.9%, 91.8%, 86.5%, 101~200례 97.2%, 91.4%, 86.4%로 높은 생존율을 보였고, 200례 이후의 이식 신 1년 생존율은 100%를 기록하고 있다. 이식 신 생존율이란 이식 후 신장이 정상적으로 기능해 다시 투석을 받거나 재이식이 필요하지 않은 환자의 비율을 뜻한다.
양철우 장기이식센터장(신장내과 교수)은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이 도입되면서 혈액형 부적합 때문에 이식할 수 없었던 말기신부전 환자들에게 이식 기회가 증가하게 됐고 이식에 필요한 필수 약제와 검사가 건강보험에 적용되어 더욱 활성화되었다"라고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의 활성화 배경을 설명했고 "부부이식이 전체 혈액형 부적합 이식의 50%를 상회한다는 점은 우리나라의 가정문화가 건강하다는 것을 반영하는 긍정적인 지표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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