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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트홈' 이응복 PD "시즌2 계획? 기회 주어진다면 해보고파"
입력 2020-12-21 15:34  | 수정 2020-12-28 16:03

'태양의 후예',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 그리고 '스위트홈'.

앞선 세 작품과는 확연히 거리감이 느껴지는 넷플릭스 크리처극 '스위트홈'을 연출한 이응복 PD는 스스로도 "도전"이었다고 했습니다.

오늘(21일) 화상 인터뷰로 만난 이 PD는 "원작(동명의 네이버웹툰) 자체가 훌륭했고 몰입감이 최고였기 때문에 이걸 (활용해) 최대한 다른 차원에서 시도하고 싶었다"며 "크리처극으로만 생각한 게 아니라 한국 드라마가 가진 소재를 확장하는 차원에서 도전했다"고 밝혔습니다.

공개 나흘 만에 8개국에서 넷플릭스 차트 1위를 기록하며 화제 몰이 중인 '스위트홈'은 은둔형 외톨이 고등학생 현수(송강 분)가 가족을 잃고 이사 간 아파트 그린홈에서 겪는 기괴하고도 충격적인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이 PD는 "원작 팬들도 보고 납득할 수 있을 만한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그만큼 부담도 컸는데 이렇게 관심을 가져주시고 재밌는 반응을 주셔서 감사하다"며 "기술적인 부분 등 늘 만족하지 못하는 부분은 있다. 그런 건 시청자 반응을 보며 반성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욕망으로 인해 괴물이 된다는 발상 자체가 너무 참신해 영상을 통해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동시에 원작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인간을 따뜻하게 보는 시선을 가미하고 싶었죠. 저도 원래는 크리처극을 잘 보지 않는 사람이었는데, 원작이 훌륭해 판타지극으로 확장해봤습니다."

가장 연출하기 까다로웠던 괴물로는 거대한 몸집의 '근육괴물'을 꼽았습니다.

"보통 사람 사이즈의 괴물은 직접 연기하면 되니까 후반 CG 작업으로 분장한 티를 좀 지울 수 있지만, 큰 사이즈의 근육괴물 등은 자연스럽게 보이기 위해 애를 많이 먹었어요. 아무래도 좀 더 자연스럽게 만드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는 이어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으로 생각하는데 한국적인 정의, 믿음, 가족애, 우정 이런 것들이 발현돼 괴물과 싸우는 이야기에 사람들의 반응은 어떨까 궁금했다. 세계적으로 소통되는 부분에 감사하고 있다"며 "그런 차원에서 다른 아포칼립스극들과는 다르다"고 자평했습니다.


실제 '스위트홈'은 인간이 괴물과 사투를 벌이는 크리처극이지만 속성을 놓고 보면 단순하게 외향으로 인간과 괴물을 구분하기 어려운, '인간다움'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를 줍니다.

이 PD는 "괴물이 또 다른 '인간 괴물'을 처단하는 그런 부분에 매력을 느꼈다. 이경 등도 세계관 확장을 위해 다소 변화를 줬는데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한다"며 "또 (극의 주 무대인) '그린홈'은 사람들의 감정적인 동선과 같이하는 공간이 되길 바랐다. 재개발을 앞뒀지만 다른 희망을 앞둔 느낌"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배우들을 캐스팅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넷플릭스로 공개가 되니 스타 배우보다는 싱크로율이 높은 배우가 해야 한다는 고 생각했다"며 "그런 부분에서 송강이 현수 역과 가장 싱크로율이 높다고 생각했고 다른 배우들도 마찬가지였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편상욱 캐릭터는 젠틀한 눈빛을 가졌지만 와일드한 괴물성을 가진 이진욱이 적격이었다"며 "극이 후반으로 갈수록 괴물성을 버리고 인간화되는 변화의 과정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배우"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은유 역은 너무 솔직하고 꾸밈없는 부분이 (고민시와) 잘 맞았던 것 같고, 은혁같은 경우는 진지한 듯하지만 쿨한 모습이 있었고, 이경은 훌륭한 액션을 잘 해내고 미스테리한 부분도 있어 이시영이 여전사 역에 딱 맞는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PD는 팬들의 요청대로 시즌2 계획이 있냐는 물음에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만족스럽지 않은 것들을 차곡차곡 모아 반영해 열심히 해보고 싶다"고 답했습니다.

넷플릭스와의 첫 작업에 대해선 "부담 없이 상상력을 갖고 연출에 매진할 수 있어서 좋았다. 만족스럽고, 기회가 된다면 또 하고 싶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동안 주로 김은숙 작가와 호흡하며 로맨스극에서 연출력을 인정받아온 이 PD는 이번에 다른 장르에서도 섬세하면서도 강렬한 연출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모든 연출자에게 매 작품은 강도만 다를 뿐 새로운 도전이죠. 다만 이번에는 완전히 새로운 도전이기에 '실패해도 본전은 가겠지'라는 생각으로 재밌게 촬영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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