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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영 한타에 160만원…`가성비 최고 샷` 쐈다
입력 2020-12-21 12:30  | 수정 2020-12-28 12:36

여자골프 세계 1위 고진영(25)의 2020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상금왕 등극은 한편의 짜릿한 드라마였다. 코로나 19탓에 시즌 막판에 미국으로 건너온 고진영이 4개 대회만으로 상금왕에 오를 것이라고는 본인 스스로도 상상 못한 일이었다.
하지만 2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골프클럽(파72)에서 끝난 LPGA 투어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총상금 300만 달러)에서 합계 18언더파 270타로 우승하면서 거액의 우승상금 110만달러(약 12억원)를 보태 시즌 상금을 166만 7925달러로 늘리고 2년 연속 상금왕에 올랐다.
지난 15일 끝난 US여자오픈 공동 2위 상금 48만 7286 달러를 더해 약 1주일 만에 총 158만 7286달러의 상금 수입을 올린 고진영은 자신의 LPGA 투어 통산 상금도 560만824 달러를 늘려 71번째로 500만 달러 돌파 선수가 됐다. 코로나 19라는 특수한 상황으로 18개 대회로 축소된 영향도 있지만 4개 대회만 뛰고 상금왕이 된 것은 기적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다.
고진영은 LPGA 투어 사상 최소 대회 출전 상금왕이라는 진기록도 남기게 됐다. 1992년 이후 지난해까지 최소 대회 출전 상금왕은 2003년 17개 대회를 뛴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었다. 또 LPGA 투어에서 상금왕 2연패에 성공한 사례는 2012, 2013년 박인비 이후 7년 만이다.

고진영이 얼마나 가성비 좋은 샷을 쐈는 지는 1타당 얼마를 벌었는 지를 계산하면 잘 알 수 있다.
고진영은 올해 4개 대회에서 총 1115타를 기록했다. 4개 대회만에 166만 7925달러를 벌었으니 한타에 1495달러(약 160만원)를 번 꼴이다. 상금 2위(141만 6993달러) 김세영은 총 2404번 샷을 휘둘러 한타에 589달러를 벌었다. 또 상금 3위(137만 7799달러) 박인비는 총 3153타를 쳤는데 샷 한번에 436달러를 번 꼴이 됐다.
고진영이 지난 해 상금왕에 오를 때 자신의 '타당 상금'과 비교해도 올해 얼마나 '황금의 샷'을 날렸는 지 확인 가능하다. 지난 해 올해보다 5배 넘는 22개 대회를 뛴 고진영은 5853타를 치면서 277만 3894달러를 벌었다. 한 타 당 473달러의 샷이었다.
우승 후 고진영은 "사실 텍사스주에 집을 알아보고 있는데 미국 은행 통장 잔고가 얼마 없는 것을 알았다. 집을 사는 데 보태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되돌아 보면 고진영이 상금왕의 퍼즐을 완성하는 게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US여자오픈 최종일 마지막 홀 10m 거리의 버디였다. 최종전인 CME그릅 투어 챔피언십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공동3위 이내 성적이 필요했는데 이 버디를 성공시키면서 공동2위에 올라 극적으로 최종전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오태식 스포츠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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