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빠르게 식는 37곳 규제지역…아산·원주 등 비규제지역은 역시나 `풍선효과`
입력 2020-12-21 10:25  | 수정 2020-12-28 10:36

최근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37곳의 부동산시장 온기가 빠르게 식고 있다. 규제지역 지정 발표가 있던 지난 17일 오후 막판 계약서를 쓰려는 매수세가 몰리기도 했지만, 지정 효력 발생(18일 0시) 전 대처할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다만, 정부의 '두더지 잡기식' 규제에도 투자 세력은 한발 앞서 비규제지역 틈새시장을 찾아 이동하고 있다.
21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이번에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창원 의창구의 북면 감계리 '창원감계 아내에코프리미엄2차' 전용 59㎡(5층)는 지난 18일 종전 최고가(2억6000만원)보다 2000만원 낮은 2억4000만원에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의창구 용호동 랜드마크 단지로 꼽히는 '용지아이파크' 전용 84.7312㎡는 규제지정 전까지 10억∼12억원에 호가가 형성됐지만, 규제지역으로 묶인 직후 매물이 쌓이며 호가가 수천만원 떨어졌다.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지역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부산 강서구 명지동 '명지두산위브포세이돈' 전용 84.9791㎡는 지난 17일 3억4000만원(3층)에 매매돼 같은 면적이 닷새 전에 거래된 4억3000만원(6층)보다 무려 9000원이나 급감했다.
인근에 있는 B 부동산 중개업소 사장은 "집주인이 규제지역 발효가 시작되기 직전에 내놓은 급매물"이라며 "조정대상지역 지정 전후로 매물이 나오기 시작했지만, 손님 방문이나 문의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대구 달서구는 상인동 송현주공3단지 전용 66.56㎡는 발표 당일인 지난 17일 7억원(14층)에 매매 계약서를 쓰면서 이 면적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 물건은 당초 7억3000만원에 나온 물건이었지만, 규제지역 지정 영향으로 3000만원 낮처 거래가 체결된 것이라고 주변 중개업소 관계자는 귀뜀했다.
광주 광산구 수완동 '광주수완6차대방노블랜드' 전용 115.9435㎡와 84.8545㎡도 지난 17일 각각 8억6000만원(19층)과 6억7000만원(6층)에 손바뀜돼 지난달 기록한 종전 최고가인 9억3000만원(24층)과 6억7500만원(13층)보다 가격이 하락했다.
이 단지 안에서 영업하는 D공인 중개업소 사장은 "9월 중순부터 외지인 매수세 붙으면서 가격이 급격하게 올랐다"며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인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현지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경기 김포시가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이며 풍선효과를 봤던 경기 파주시도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인 직후 분위기가 반전했다.
목동동 '힐스테이트운정' 전용 60㎡는 조정대상지역 발표가 있던 지난 17일 6억9000만원(22층)에 팔려 이 면적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지만, 현재 호가가 6억5000만원 전후로 하락했다. 전용 64㎡도 7억3000만원에 나온 물건이 지난 18일 1억원 낮아진 6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 "투자는 규제보다 빠르다"…웃으며 풍선부는 비규제지역
언제나 처럼 정부의 규제지역 추가 지정 이후 매수세는 비규제지역으로 몰리고 있다.
이번에 충남에서 조정대상지역으로 편입된 천안시와 논산시, 공주시와 달리 가 비규제지역으로 남은 아산시는 아파트가격이 치솟으며 남몰래 웃고 있다.
충남 아산시 탕정면 명암리 탕정삼성트라팰리스 4단지 전용 83.4㎡는 지난달 말부터 매매가가 4억2000만원까지 뛰었다. 같은 주택형의 전셋값도 지난 16일 3억8000만원까지 올라 매맷값과 전셋값의 격차가 불과 4000만원에 불과하다.
탕정면에 있는 F 중개업소 대표는 "천안이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직후 매수 문의가 쏟아지고 있지만, 거래 가능한 매물이 없다"며 "이런 상황을 먼저 예상한 외지인 투자자들이 이미 2∼3주 전부터 들어와 전세를 끼고 사는 갭투자 물건을 모조리 쓸어갔다"고 말했다.
제주도와 더불어 비규제지역으로 남은 강원도에서도 풍선효과가 나타날 조짐을 보인다.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 가곡리 '이지더원' 전용 59㎡는 지난 18일 1억9500만원(19층)에 팔려 입주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원주시 지정면 '호반베르디움더리버' 전용 59㎡도 지난 18일 2억800만원(7층)에 매매 계약서를 썼다. 지난달 중순 1억9900만원(8층)까지 떨어진 이 면적은 이달 들어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경남 양산시 동면 'e편한세상남양산2차' 전용 84.831㎡는 지난 17일 2억8000만원에 매매돼 지난달 대비 최대 3000만원 올랐다. 양산시 물금읍 '양산대방노블랜드8차 로얄카운티' 전용 84.9935㎡는 지난달 30일 매맷값이 처음으로 5억원(7층)을 돌파한 데 이어, 이달 15일 1층이 5억8500만원에 매매 계약서를 썼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시중의 부동자금이 넘치고 전세난이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어 지방 비규제지역으로 풍선효과가 계속될 것"이라며 "지방 대도시 아파트값이 껑충 뛰면서 강남이 오히려 싸 보이는 심리적 착시까지 생겨 일부는 상경 투자로 선회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robgud@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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