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한달새 30% 급등한 한전…주가 전망은 엇갈려
입력 2020-12-20 17:55  | 수정 2020-12-20 17:57
무겁기만 하던 한국전력 주가가 12월 들어 '성장주'처럼 움직였다. 지난 18일 장중 한때 3만원을 찍기도 했던 한국전력은 2만8300원에 마감했다. 이달 들어서만 31.9% 상승했다.
한전의 랠리를 이끈 것은 연료비 연동제를 골자로 한 정부 전기요금 개편안이었다. 연료비 변동을 전기 요금에 탄력적으로 반영할 경우 한전의 이익이 개선될 것이라고 투자자들이 판단했기 때문이다.
많은 증시 전문가들이 연료비 연동제 도입이 한전의 이익 개선은 물론 주가 재평가 계기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 반면 정부 제도 변화로 인한 것이어서 이익이 현실화되더라도 주주가 아닌 전력 소비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유보적 입장을 취한 전문가도 있었다.
한국전력 요금체계 개편안 발표 이후 유진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4만3000원으로 기존보다 34%나 끌어올렸고, 하나금융투자(3만9000원)도 9000원 상향했다. KTB투자증권도 기존 2만8000원에서 3만1000원으로 올렸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요금 개편안 적용으로 중장기적으로 안정된 실적이 기대된다"며 "전력생산 원가가 판가에 연동되는 해외 업체처럼 안정적인 투자와 배당재원 확보가 가능해 밸류에이션 재평가, 주가 상승이 지속될 것이라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유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전력의 내년 실적 기준 PBR(주가순자산비율)는 0.24배로, 향후 정상적인 유틸리티 기업으로 변모하는 추세를 감안하면 극단적인 저평가 구간"이라며 "앞으로 원재료·환율 관련 변동성은 크게 축소되고 기후환경요금도 총괄원가에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전력 산업이 공공성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제도 변화로 인한 이익 확대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익 가시성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초과이익 시현이 어려워져 현시점에서 요금 제도 개편과 관련된 고민이 있다"며 "비규제 사업의 대폭 성장이 아니면 초과이익을 낼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지고, 초과이익을 내더라도 주주 몫이 아니라 전력 수요자 몫으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그는 "요금제 개편이 부채비율을 개선할 기회로 이어지지 않으면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도 내려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기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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