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중국, '소수민족 문제 관할 위원회' 수장에 관례 깨고 한족 임명…"위원회 역할에 종말"
입력 2020-12-20 16:21  | 수정 2020-12-27 17:03

중국이 자국 내 소수민족 문제를 관할하는 국가민족사무위원회 수장에 소수민족을 앉히던 관례를 깨고 한족을 임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오늘(20일)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국가민족사무위원회는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몽골족인 바터얼 대신 한족인 천샤오장이 위원회 최고 지도자인 당서기에 임명됐다고 밝혔습니다.

위원회 당서기는 1954년부터 최근까지 66년간 몽골족·후이족·위구르족·조선족 등 소수민족 출신이 맡아왔습니다.

인사 발표 이후 65세인 바터얼이 정년퇴직하는 것인지, 아니면 올해 네이멍구 자치구에서 발생한 몽골족의 중국어교육 강화 반대 시위와 관련한 문책성 인사인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SCMP는 전했습니다.


다만 통상 위원회 당서기 재임 기간은 5~10년이었으며, 바터얼의 임기는 이제 4년째였습니다.

예외적으로 2013~2016년 3년간 당서기를 맡았던 후이족 출신 왕정웨이는 무슬림의 정체성 강화에 힘썼던 것으로 평가됩니다.

SCMP는 이번 인사는 소수민족 자치 보장 대신 중화민족의 통합을 강조하는 중국 정부의 정책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중국 소수민족 전문가인 호주 멜버른 라 트로브 대학 제임스 레이볼드 교수는 "소수민족 자치 및 권익 옹호, 문화·언어 보존 등을 담당하던 위원회의 주요 역할에 종말을 알리는 사건"이라고 봤습니다.

그러면서 "(통전부가 2018년부터 위원회를 직접 관할하는 것과 관련) 위원회가 '거수기'로 전락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최근 들어 대만 문제나 홍콩의 반정부시위, 소수민족 문제에 이르기까지 분리주의 성격을 띠는 움직임에 민감히 반응하며 중화민족 통합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중국 다수 지역에서는 대입시험 가산점 등 소수민족 우대정책을 축소했으며, 올해는 중국 정부가 중국어 과목 교과서 및 수업진행을 소수민족 언어 대신 표준어인 푸퉁화로 바꾸도록 해 반발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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