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기술적 가능" 日두둔한 IAEA사무총장
입력 2020-12-20 15:04  | 수정 2020-12-27 15:06

라파엘 마리아노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일본 정부가 추진 중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처분에 대해 "기술적으로 가능한 조치"라는 견해를 거듭 밝혔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19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 소재 IAEA 본부에서 교도통신의 인터뷰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에 포함된 트리튬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는 견해를 제시하며 이런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지난 2월 일본을 방문했을 때에도 일본 정부가 추진하는 오염수의 해양방류에 대해 "기술적 관점에서 볼 때 국제 관행에 부합하고, 전 세계 원전에서 비상사태가 아닐 때도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 내에서는 물론 한국, 중국 등 인접국가에서 반대론이 강한 해양방류 방식의 오염수 처분을 IAEA 사무총장이 공개적으로 두둔하고 있는 것이다.
후쿠시마 제1원전 1~4호기에서는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당시 폭발사고를 일으킨 원자로 내의 용융된 핵연료를 식히는 순환냉각수에 빗물과 지하수가 유입돼 섞이면서 방사성 오염수가 계속 생기고 있다.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현재 하루 140t가량씩 불어나는 이 오염수를 핵 물질 정화장치인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처리해 탱크에 담아 보관 중이다.

일본 정부는 2022년 여름이 되면 계속 불어나는 오염수로 총 137만t 규모의 저장탱크가 차게 되면서 폐로 작업에도 지장을 주게 된다며 태평양으로 흘려보내 처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도쿄전력은 오염수를 해양방류로 처분할 경우 물로 희석해 기술적으로 제거할 수 없는 트리튬 농도를 법정 기준치의 40분의 1 수준인 ℓ당 1500베크렐(㏃, 방사성 물질의 초당 붕괴 횟수 단위) 미만으로 낮추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물로 희석해도 방출 총량은 결과적으로 같아져 지구촌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마찬가지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일본 정부는 당초 지난 10월 오염수 해양 방류안을 최종 발표하려 했지만 후쿠시마과 주변 어민들의 반발로 일단 최종 결정을 미뤄놓은 상태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지난 10일 "언제까지나 (처분 결정을) 미룰 수는 없다"며 조만간 방침을 정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손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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