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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준 방지법` 추진에 결국 밑바닥 드러낸 스티브유[MK이슈]
입력 2020-12-20 07:05  | 수정 2020-12-20 07:49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과거 국내에서 가수로 활동했던 미국인 스티브 승준 유(44, 이하 유승준)가 국적 변경을 통한 병역 기피를 막기 위한 일명 '유승준 방지법' 추진에 결국 밑바닥을 드러내고야 말았다.
유승준은 19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유승준 원천 방지 5법 발의안'?? 김병주 의원 지금 장난하십니까? 그동안 참아왔던 한마디 이제 시작하겠습니다. #중대발언 #정치발언 #소신발언 #쓴소리"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유승준은 그간 참아왔던 속내를 원색적으로 쏟아냈다. 영상이 진행되는 40분 내내 격분을 감추지 못한 그는 불혹을 넘은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민망한 발언을 내놨으며, 지난 십수년간 이어져 온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정치적 해석까지 곁들여 이목을 집중시켰다.
유승준의 과한 분노를 이끌어낸 배경은 최근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적 변경을 통한 병역기피를 막기 위해 다섯 가지 법안을 패키지로 묶어 이른바 '유승준 방지5법'(국적법·출입국관리법·재외동포법·국가공무원법·지방공무원법)을 발의한 데 있다.

이에 대해 "도대체 이게 말이 되냐. 국민 세금으로 일하는 정치인이 그렇게 할 일이 없냐"고 격분한 유승준은 "어떻게 모든 분노를 한 연예인에게 뒤집어 씌워서 시선 돌리기를 하냐. 제가 청년 사기를 떨어뜨릴 인물로 보이냐. 제가 (한국에) 가면 갑자기 모든 젊은이들이 군대를 안 가나. 억지스러워도 너무하지 않느냐"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유승준은 "제가 정치범이냐 공공의 적이냐. 제가 누구를 살인했냐. 제가 아동성범죄자냐. 뭐가 무서워서 한 나라가 유승준이라는 연예인 하나 한국 들어가는 것 막으려고 난리냐"면서 "정치인들 그렇게 할 일이 없냐. 제가 대한민국 입국 시 공공의 안정을 해치고 경제 질서 사회 풍속을 해칠 염려가 있냐"고 반박했다.
앞서 모종화 병무청장은 국정감사에서 유승준 논란과 관련해 "입국해서 연예인 등으로 경제활동 시 현재도 병역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커다란 상실감과 허탈감을 주게 되어 사회적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유승준은 "제가 청년들에게 허탈감을 느끼게 한다고?"라고 반문하며 "솔직히 바른말로 추미애 장관의 아들 황제휴가나 조국 전 장관의 말도 안 되는 사태들 때문에 나랏일 하는 정치인들의 비리들과 두 얼굴을 보면서 (청년들이) 더욱 분노하고 허탈해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유승준은 또 "저를 보면 속이 막 뒤집어지냐. 저놈 군대도 안 가고 한국 와서 돈 쉽게 벌고. 우리가 다 대스타 만들어주고 응원해 줬더니 이제 와서 양키 XX 돼 가지고 나라 배신하고 나라 팔아먹은 비겁한 XX라고 정말 생각하냐. 도대체 누가 그런 생각을 심어줬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1997년부터 2002년까지 5년 활동했다. 그중 한국에 체류한 기간은 2년 8개월 남짓이다. 도착하는 그날부터 출국하는 그날까지 하루에 평균 4~5시간 자면서 정말 최선을 다해서 일했다. 내 꿈을 위해 땀흘리며 살았다. 쉽게 얻은거 하나 없다. 제가 가만히 있는데 여러분이 대스타로 만들어준거냐. 그런 자리를 그냥 만들어줬냐, 아니지 않냐. 가족들과 떨어져 노력하면서 제 꿈을 이룬 것"이라고 항변했다.
그는 "내년 2월이면 19년이 되도록 한국 땅을 못 밟는다. 그 오랜 시간 동안 매스 미디어의 말도 안되는 거짓말로 사람을 병역 기피자로 완전히 낙인찍어놓고 그것도 모자라 영구히 입국금지를 시키겠다니. 이게 말이 되는거냐. 한국에 숨겨놓은 보물 찾으러 가는 줄 아냐. 제가 입국하면 청년들의 사기가 떨어지고 그러냐. 연예인 하나 들어간다고 영향을 받을 시스템이면 시스템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 정치를 잘못하는 게 아니냐"며 책임을 정치권과 언론에 돌리기도 했다.
또 군 입대를 하겠다고 한 것은 대국민 약속이 아닌 팬들과의 약속이었다면서 "왜 국민 사과를 하라고 하냐. 제가 정치인이냐 국민과 약속했냐. 전 연예인이다 제 팬들과 약속했고 그 팬들과 약속 지키지 못한거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하물며 국민과 약속은 정치인들이나 하는거다. 정치나 잘해라"라고 주장했다.
유승준은 "제가 13살 때 모든 가족이 미국에 왔다. 저는 한국에서 일하던 사람이다. 일을 마치면 미국에 돌아와서 시민권 따서 사는게 자연스러운 일이다. 여기에 무슨 불법이 있고 편법이 있냐. 합법적인거 아니냐"고도 했다.
그러면서 "저 연예인 은퇴하겠다. 할말 하겠다"면서 "그래 약속 못지켰다. 왜 그게 죄야? 너네는 평생 너네 약속한거 다 지키고 사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밖에도 유승준은 영상에서 전 대통령 박근혜의 탄핵에 대한 소회를 드러내는가 하면, 문재인 정부에 대한 맹렬한 비판을 하고 자신에 대한 국가의 처분에 대해 공산주의 사회에서나 있을법 한 일이라며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한편 유승준은 1997년 데뷔 후 '가위', '열정', '나나나' 등 히트곡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그러나 2002년 입대를 앞두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병역을 회피했다는 이유로 입국이 금지됐다. 긴 소송 끝에 유승준은 지난 3월 대법원에서 국내 입국 비자발급과 관련, 최종 승소했다. 하지만 LA영사관은 7월 또 다시 유승준의 비자발급을 거부했고, 유승준은 10월 LA총영사를 상대로 한 비자발급거부 취소 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냈다.
대법원 최종 승소 이후에도 LA영사관이 비자발급을 또 거부하면서 유승준 입국을 둘러싼 논란이 도돌이표 형국이 된 가운데, 이번에 김병주 의원이 발의한 법안에는 병역 기피를 목적으로 한국 국적을 포기한 사람에 대한 입국 제한을 명시하자는 내용이 담겨 있어, 법안 통과시 병역기피로 입국 금지된 유승준에 대한 입국 제한 근거가 보다 확실해진다.
psyon@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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