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 모더나백신 세계 첫 승인…바이든도 맞을까
입력 2020-12-19 10:53  | 수정 2020-12-26 11:06

전세계가 코로나19 백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18일(현지시간) 미국 제약사 모더나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긴급 사용을 승인했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에 이어 일반인에게 접종 가능한 두 번째 백신을 확보한 것이다. 모더나 백신이 보건당국의 승인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다음 주 초면 모더나 백신을 팔에 접종하는 장면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월요일(21일) 또는 화요일(22일)이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미국은 최근 코로나19로 하루에 3000명 이상이 사망하고 평균 신규 확진자가 21만 명에 달할 만큼 상황이 심각하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FDA 심사가 진행중이던 18일(현지시간) 오전 모더나 백신이 승인됐다는 트윗을 올리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에 "모더나 백신이 압도적으로 승인됐다. 즉시 배포가 시작된다"고 적었지만, FDA는 여전히 심사가 진행 중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 모더나, 주말새 590만회 접종분 백신 배포 가능
FDA 승인이 나오면 백신을 바로 배포할 수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모더나가 주말새 미국 전역에 선적할 수 있는 물량은 590만 회 접종 분량에 달한다. 다만 백신 접종을 하려면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예비접종자문위원회(AICP)의 사용 권고 후 CDC 국장의 수용 서명이 있어야 한다. 이 절차 역시 주말 중 완료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모더나 백신은 화이자 백신처럼 바이러스의 유전정보가 담긴 '메신저 리보핵산'(mRNA·전령RNA)을 활용한 백신이다. 화이자 백신은 섭씨 영하 70도의 초저온에서 보관해야 하지만, 모더나 백신은 2.2∼7.8도에서 최대 30일간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할 수 있어 유통·보관이 더 쉬운 것으로 평가된다. 두 백신 모두 2회 접종해야 정상적 면역력이 생긴다. 접종 간격은 화이자 백신이 3주, 모더나 백신이 4주다.

3만 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94.1% 예방효과가 나타났고, 연령대별로 18∼65세는 95.6%, 65세 이상은 86.4%의 예방효과가 있었다. FDA 자문기구인 백신·생물의약품자문위원회(VRBPAC)는 전날 찬성 20명, 기권 1명의 압도적 찬성으로 FDA에 모더나 백신에 대한 긴급사용 승인을 권고했다. FDA가 자문위 권고 후 하루 만에 초고속 승인 절차를 거친 셈이다.
◆ 美, 화이자 백신 2000만명 접종중…바이든 21일 백신 접종 예정
FDA는 임상 시험에서 최소 50%의 효능이 확인된 코로나19 백신을 승인한다는 방침이다. CDC 기준으로는 통상 독감 백신의 경우 비접종자와 비교해 접종자의 감염 위험을 40∼60% 낮추는 수준이다. 미 정부의 백신 개발을 총괄하는 팀 '초고속작전'의 몬세프 슬라위 최고책임자는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을 포함해 연말까지 4000만회 접종분의 백신을 배포할 계획이라고 밝힌 상태다. 현재 미국 정부는 2000만명에 달하는 의료진과 요양원 거주자를 최우선 대상으로 선정해 화이자의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18일 화이자 백신을 맞았고,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21일 접종할 예정이다. 승인·사용 일정상 바이든 대통령은 백신의 안전성을 보증하기 위해 새로 승인된 모더나의 백신을 맞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랜시스 콜린스 미국 국립보건원(NIH) 원장은 AP통신에 "우리가 바랐던 것보다 이들 백신 2종의 효과가 더 좋다. 과학이 지금 힘을 발휘하고 있고, 과학이 놀라운 일을 해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솔직하게 말하면 내년 중반까지 미국인의 80% 정도가 코로나19에 면역이 생기지 않으면 대유행은 계속할 수도 있다"라고 우려했다.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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