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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초점] 논란 또 논란, ‘철인왕후’ 사과했지만…
입력 2020-12-19 07:59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신영은 기자]
‘철인왕후가 방송 2회만에 각종 논란에 휩싸이며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12일 첫방송한 tvN 새 토일드라마‘철인왕후는 불의의 사고를 겪은 대한민국 대표 허세남의 영혼이 중전 김소용(신혜선 분) 몸에 들어가 두 얼굴의 임금 철종(김정현 분)을 만나게 되는 타입슬립 퓨전 사극이다.
'철인왕후'는 주연 배우들의 코믹 연기로 호평을 받으며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승승장구 중이다. 1회는 전국 유료플랫폼 기준 8%(닐슨코리아)의 시청률을 기록, 역대 tvN 주말극 첫 방송 시청률 2위 자리를 차지했다. 이어 13일 방송된 2회는 8.8%로 시청률이 상승, 흥행몰이를 시작했다.
기록적인 성적표에도 불구하고 ‘철인왕후는 마냥 웃을 수 없는 상황에 봉착했다. 각종 논란에 휩싸이며 도마 위에 올랐기 때문.

먼저 ‘철인왕후의 원작 '태자비승직기' 작가가 그의 전작인 '화친공주'에서 한국인을 비하하는 내용을 넣었다며 ‘혐한 논란에 휩싸였다. ‘화친공주에는 '빵즈'라는 단어가 수백번 등장한다. '빵즈'는 몽둥이라는 뜻으로 중국인들이 대표적으로 한국을 비하할 때 사용하는 단어다. "몽둥이로 때려 줄 한국놈들"이라는 의미다.
논란을 우려한 듯 윤성식 PD는 제작발표회에서 ‘태자비승직기를 원작으로 하지만, 원작 판권으로 기획할 때 현대 남성의 영혼이 왕후 몸에 들어간다는 설정만 가져왔다. 나머지 스토리나 이야기 전개는 전혀 다르다”고 설명했다.
역사 왜곡 논란도 제기됐다. 지난 13일 방송된 2회에서 철종(김정현 분)이 잠자리에서 철인왕후(소용, 신혜선 분)를 멀리 하자, 철인왕후는 "주색으로 유명한 왕의 실체가…조선왕조실록 한낱 지라시네"라고 했다. 조상왕조실록은 조선시대 왕의 일상과 정사를 472년간 연월일 순서에 따라 세밀하게 기록해놓은 역사서로 역사적 가치를 인정 받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됐다. 이런 조선왕조실록의 가치를 폄하하며 ‘지라시로 표현한 점에 대해 시청자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조선시대 왕족인 신정왕후 조씨를 미신에 심취해 있는 캐릭터로 그리며 모욕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풍양 조씨 종친회는 인물 소개부터 (신정왕후가) ‘온갖 미신을 믿는 캐릭터로 나와 있어 어떻게 대응할지 고려 중이었다”면서 아무리 코미디이지만 실존 인물에 대한 모욕적이면서도 저속한 표현은 심히 유감이며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각종 논란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는 '철인왕후'에 대한 시청자 항의 민원이 700건 이상 쏟아졌다.
결국 '철인왕후' 제작진은 15일 밤 공식입장을 내놓으며 각종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철인왕후의 원작 작가의 혐한 논란에 대해서는 리메이크 방영권을 구입 당시, '화친공주'에 한국 관련 부정적 발언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해당 사실을 확인하게 됐다. 그럼에도 해당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시청자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 드리며, 원작과 차별화된 새로운 창작물로서 보시는 데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제작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라고 사과했다.
조선왕조실록을 '지라시'로 표현한 점, '신정왕후' 조씨가 미신에 심취해있는 캐릭터로 그려진 점 등에 대해서는 지난 2화에서 언급된 조선왕조실록 관련 대사는 해당 표현이 부적절했음을 무겁게 받아들여 문제된 내레이션을 삭제했다. 그 밖에 역사적인 인물과 사건 등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표현할 의도는 없었다”면서 건강한 웃음을 드리고자 했던 의도와 달리 불편을 드린 점 다시 한 번 죄송한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철인왕후 제작진은 사과 후에도 관련 논란을 의식 한 듯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된 인물관계도 속 ‘풍양 조문을 ‘풍안 조문으로 ‘안동 김문을 ‘안송 김문으로 수정했다.
‘철인왕후는 '퓨전 사극 판타지 코믹' 장르로 역사 속 인물과 배경을 차용했지만 ‘현대의 영혼이 실존 인물을 만나 파동을 일으키게 된다면?' 이라는 상상력에서 출발한 창작에 기반한 픽션이다.
의도야 어쨌든 간에 시청자들이 불편함을 느꼈다면, 기존의 방향성에 대해 충분한 검토가 뒤 따라야 할 테다. 말뿐인 재발방지 노력과 사과가 되지 않도록 남은 방송분에 대한 제작에 만전을 기해 초반의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shinye@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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