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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와무라 에이전트 인터뷰서 문득 양현종이 떠오르다
입력 2020-12-17 16:28 
FA로 해외 진출을 선언한 양현종. 사진=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정철우 전문위원
17일자 일본 언론에 흥미로운 기사가 하나 있었다. FA 자격을 얻어 메이저리그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투수 사와무라 히로카즈에 관련된 뉴스였다.
사와무라의 에이전트를 맡고 있는 스포츠 존 보그스 대표이사는 일본 언론과 인터뷰서 6개 이상의 팀이 사와무라에게 관심을 갖고 있으며 좋은 조건을 제시받을 수 있을 것이라 자신했다.
정작 흥미로운 것은 마지막 이야기였다. 보그스 대표이사는 코로나19 여파로 구단들의 수입이 격감했고, 또 윈터미팅마저 원격으로 열리면서 대다수 계약이 늦어지고 있다. 이적시장이 활성화되려면 크리스마스 휴가가 지난 내년 1월 초가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많은 팀들의 관심을 받으며 좋은 분위기에서 협상이 이뤄지고 있지만 결론이 나는 것은 해를 넘기게 될 것이라는 뜻이었다.
미국은 크리스마스 휴가가 길다. 연말엔 좀처럼 일을 하지 않는다. 올 시즌엔 메이저리그 윈터 미팅까지 약식으로 치러져 일 처리가 더 늦어질 수 밖에 없게 됐다.
사와무라처럼 관심을 끄는 선수도 거취가 결정 되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보그스 대표이사는 말했다.
여기서 떠오른 선수가 양현종이다. 양현종에 대해선 이렇다 할 현지의 반응이 나오지 않고 있다. 관심을 갖고 있는 구단은 있을 수 있지만 구체적으로 진전됐다는 이야기는 들리지 않는다.

중요한 건 KIA의 입장이다. 언제까지나 손을 놓고 양현종을 기다리고 있을 수 만은 없기 때문이다.
양현종은 1월20일 정도를 마지노선으로 잡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사와무라의 경우를 감안하면 그 보다 더 오래 걸릴 가능성이 높다.
현재 좋은 흐름 속에 있는 사와무라도 1월 초는 돼야 가늠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현재 거의 진행된 상황이 없는 양현종에게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해 보인다. 그렇다면 1월20일을 훌쩍 넘길 수도 있다.
KIA는 내심 1월20일 정도를 마지노선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정말 그날이 오면 칼같이 양현종을 끊을 수 있을까. 양현종이 좀 더 시간을 달라고 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정말 중요한 건 내년 시즌 양현종이 베스트 컨디션을 보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양현종은 겨우내 준비가 중요한 선수다. 익스텐션과 릴리스 포인트가 좋았을 때와 좋지 않았을때의 차이가 큰 선수다. 좋았을 때의 폼을 유지하기 위해선 그만큼 긴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
2월1일이면 스프링캠프가 시작된다. 내년 캠프는 코로나 19 여파로 국내에서 치러지게 된다. 훈련 여건이 더욱 열악해질 수 밖에 없다. 준비 기간이 더욱 철저하고 강도 높게 진행돼야 한다. 양현종이 협상 등을 이유로 훈련 합류가 늦어진다면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KIA가 마냥 양현종을 기다리고 있어선 안된다는 것을 뜻한다. 사실 1월20일도 대단히 늦은 시기다. 양현종의 도전을 응원하는 것은 좋지만 KIA가 자선 단체가 아닌 만큼 좀 더 냉정한 결정이 필요하다. 양현종이 베스트 컨디션을 보일 수 있는 시기를 정해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 양현종의 메이저리그 협상 마지노선을 마냥 양현종의 기준에만 맞추고 있을 수는 없다는 뜻이다.
KIA는 입장을 좀 더 분명히 해야 한다. 양현종이 충실하게 내년 시즌을 준비할 수 있는 시기가 언제인지를 확실하게 정하고 그 날짜를 기준으로 양현종에게 결단을 요구해야 한다.
다시 한 번 이야기하지만 지금 사와무라도 내년 초가 결정 시한이라면 양현종은 그 보다 훨씬 오랜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KIA의 냉정한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 바로 지금인 이유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시간만 흘러가서는 양 측 모두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다. mksports@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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