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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가수 컴백` 이승기 "가창력 칭찬 듣고파…목표는 `김나박이이`"
입력 2020-12-17 16:10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이승기가 노래 이렇게 잘 하는 가수였구나, 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가수, 배우, 예능인으로 맹활약 중인 '만능 엔터테이너' 이승기가 오랜만에 '본업'으로 돌아왔다. 2017년 가을 전역 이후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지만 가수로서 내놓은 새 소식은 무려 5년 만이다.
지난 10일 정규 7집 '더 프로젝트(THE PROJECT)'를 발표한 이승기는 17일 오후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가수 컴백 소회와 새 앨범에 대한 이야기, 가수로서의 각오 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밝혔다.
이승기는 "5년 만에 내다 보니 굉장히 많은 고민과 걱정 속에서 이를 극복하며 준비한 앨범이다. 앨범명 '더 프로젝트'는 신곡 4곡이 각각 곡을 주신 분들이 한 앨범을 충분히 프로듀싱 하셔도 될만한 분들이고, 몸이 두세개면 모든 곡을 신곡으로 할 수 있었겠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는데, 기존 발표했던 곡 5곡을 모아 리마스터해서 수록한 앨범이라 짓게 됐다"고 말했다.
이승기는 "군대 다녀와서 노래를 너무 하고 싶었는데, 컨디션도 정상으로 돌아온 것 같지 않고 하다 보니 준비 기간이 늘어났다. 그러다 어쨌든 준비를 시작했는데, 뭔가 느낌에는 계속 부족한 것 같더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코로나19라는 천재지변이 일어나면서 미뤄질 수도 있었는데, 준비하고 있던 나에게 각성을 시켜준 건 ('집사부일체'에서) '금지된 사랑'을 부르면서였다. 내 목소리를 아직 사랑해주시고 가수 이승기를 기다려주는구나 하는 자신감이 생겼다. 사실 그전까지는 마음에 들때까지 준비하자였는데, 많은 분들이 그걸 보시고 자신감을 실어주셔서, 올해가 넘어가면 흐지부지되겠다 싶어서 무조건 고라고 생각하고 작업했다"고 말했다.
앨범 작업은 2년 전부터 시작했지만 다양한 활동을 펼치다 보니 앨범 작업에만 몰두할 수 없던 환경 탓에 오랜 시간이 걸려 완성됐다. 이승기는 "다른 활동도 하다 보니 앨범에 대해 1년 내내 투자할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그림을 그려보면서, 어떤 음악을 하고 싶은지, 어떤 노래를 부르고 싶었는지 등을 많이 생각했던 앨범"이라고 설명했다.
앨범에는 '잘할게', '소년, 길을 걷다', '뻔한 남자', '너의 눈, 너의 손, 너의 입술' 등 신곡 4곡과 리마스터링 5곡을 포함해 총 9곡이 수록됐다. 윤종신, 용감한형제, 넬, 에피톤프로젝트 등 최고의 프로듀서들이 참여했다.
여러 프로듀서와 함께 작업하게 된 계기에 대해 이승기는 "욕심이 많았다. 오랜만에 돌아오다 보니 이것도, 저것도 해보고 싶었다"면서 "한 명의 프로듀서와 하는 한가지 색을 보여줄 수도 있었는데 그 작업은 다음으로 미뤘다. 정통 발라드, 밴드 느낌, 고음 등 여러가지 도전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프로듀서들의 반응 중 기억에 남는 것은 "생각보다 노래를 잘 한다는 반응"이었다고. 이승기는 "곡 가이드를 바로 떠서 보내드렸는데 네 분이 공통적으로 '생각보다 노래를 잘 한다'고 하더라"면서 "군대 다녀온 이후에 목소리 톤이나 감성의 깊이가 좀 더 짙어졌다는 평을 해주시더라"고 말했다.
이승기는 "이 프로듀서분들의 기억에도 이승기 하면 '내여자라니까' '결혼해줄래' 등이 먼저 떠오르실 것이다. 그런 곡들을 생각하고 가이드를 하셨을텐데 듣자마자 그런 반응을 보내주셔서 감사하고 기분이 좋았다.
타이틀곡 '잘할게'는 이별 후 더 잘해주지 못한 아쉬움과 후회를 담은 가사가 호소력 짙은 이승기의 보이스와 완벽하게 어우러지진 곡이다. 이승기는 곡에 대해 "가이드 때부터 '집사부일체' 멤버들에게 들려줬던 곡이다. 신성록씨도 타이틀곡으로 추천해주지 않았나. 가수 이승기를 기다려주신 분도 계시겠지만 이승기가 가수라는 걸 잊고 지낸 분들도 계실테니, 오랜만의 컴백인 만큼 대박보다는 이승기가 가수로 나왔다는 것을 알려드릴 만한 곡이 '잘할게'라고 판단해 타이틀곡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랜만에 돌아왔으니 뭐니뭐니해도 질러줘야 하지 않나"며 "가창력을 보여드리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고 너스레 떨었다.
이승기는 "30대가 되고 연차가 16, 17년 되다 보니 가장 우선인 것은 내가 만족하는 앨범을 만들고 싶었다. 다른 사람에게 보여줘도 창피하지 않은 완성도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렇다 보니 더 진지하고 섬세하게 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다. 가수로만 봐도 이승기는 잘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승기는 "개인적으로 이번 앨범에 정말 만족한다. 초심으로 돌아가서 발성 연습도 많이 하고, 기초 베이스를 바탕으로 연습한 게, 내가 부른 노래를 콘트롤 할 수 있게 된 게 좋았다. 곡수를 줄이다 보니 내가 언제 어디서 불러도 무조건 컨트롤 잘 하면서 부를 수 있는 곡으로 완성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7집이 세상에 나가고 나니 후련하다. 아쉬움은 별로 없다"고 전했다.
개인적인 최애곡을 꼽는 질문에는 "한 곡 한 곡 너무 소중하다. 처음부터 같이 작업한 곡이라, 한 곡을 고르자면 너무 어렵다"라면서도 "가장 명분이 있는 곡은 '소년, 길을 걷다'다. 그 곡이 이 앨범의 첫 시작이었고 가장 나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내 생각과 이야기를 녹이려 했던 곡"이라 소개했다.
현재 MC로 참여하고 있는 JTBC '싱어게인'을 통해 느낀 소회도 언급했다. 이승기는 "가수분들이 저렇게 잘 하는데, 저렇게 많이 준비가 돼 있는 사람들인데 기회라는 게 정말 중요한 것이구나 생각하게 되더라"면서 "그래서 더 응원하고 싶고 더 잘 모시고 싶더라. 진행하면서도 단순 소개가 아닌, 심사위원과 시청자와의 다리를 놓아주고 싶은 마음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도 저들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선 더 노력하고 열심히 해야지 싶다. 나 역시 싱어게인(다시 노래)하고 있는 것이다. 요즘 어린 친구들은 내가 가수인 것을 모르는 친구들도 있다. 저 형 노래방 좀 갔나봐 할 수도 있다"고 너스레 떨었다.
올해로 데뷔 17년차가 된 가수 이승기가 음악을 바라보는 시각은 데뷔 초와 어떻게 달라졌을까. 이승기는 "데뷔 초엔 모든 게 무서웠다. 어떤 게 프로페셔널한 것인지 전혀 알지 못했다. 속된 말로 음악에 대해 무식했다. 패기, 열정 하나로 불렀던 것 같다. 주변에서 많은 분들이 도와주시고 모니터링 해주셨는데, 지금은 음악이라는 것 자체가 뽐내기가 아닌, 내 몸으로 소리와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그걸 못 전하면 어쩌나 하고 더 설레고 떨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이승기는 "나는 리듬감은 부족한 대신, 감성을 표현하는 진정성이랄까. 표현력이 장점인 것 같다. 굉장히 그루브가 좋거나 굉장한 리듬감을 가진 사람은 아니다. 대신 나의 부족한 부분을 감성과 이야기, 해석으로 채우려 한다. 진짜 내 이야기처럼 들려주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자신을 설명하는 다양한 수식어 중에서도 '인간부적'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낸 이승기. 이번 앨범을 통해 거두고 싶은 목표에 대해서는 "김나박이(김범수, 나얼, 박효신, 이수 등 가창력으로 인정받은 가수 4인)에 이(승기)를 추가해 '김나박이이'가 되면 좋겠다. 노래 잘 하는 가수로 인정받고 싶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psyon@mk.co.kr
사진제공|후크엔터테인먼트[ⓒ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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