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현대車, 3년뒤 美 주요 지역에 무인 로보택시
입력 2020-12-17 15:39 

현대자동차그룹과 미국 모빌리티 업체 앱티브(Aptiv)의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Motional)이 오는 2023년부터 미국 내 주요 지역에 무인 로보택시를 운영한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모셔널은 미국 내 차량 공유 2위 업체 '리프트'(Lyft)와 함께 자율주행 기반 '멀티마켓 로보택시' 사업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에 따라 모셔널은 현대차 플랫폼 기반 자율주행차를 개발해 리프트에 제공하고, 리프트는 이를 자체 승차 공유 네트워크에 접목시켜 실제 고객에게 서비스하는 업무를 맡는다. 두 회사는 2023년부터 본격적인 사업을 전개하되 미국 내 어느 지역에서 총 몇 대의 로보택시를 운영할 것인지, 차종은 무엇으로 할지 등은 아직 밝히지 않았다.
일단 모셔널은 이번 로보택시 사업에 '무인(fully-driverless)' 자율주행차를 공급할 것이라고 선언했지만 2023년부터 운전석에 사람이 타지 않는 완전 무인 택시가 곧장 운행되긴 어려울 전망이다. 현재 자율주행 기술은 △운전 보조 수준의 레벨1 △운전자 상시 감독 아래 속도·방향을 자동 제어하는 레벨2(부분 자율주행) △교통신호를 자동 감지해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을 필요 없는 레벨3(조건부 자율주행) △운전자가 있지만 시스템에 따라 주행하고 필요 시에만 수동 전환하는 레벨4(고도 자율주행) △운전석 자체가 필요 없는 레벨5(완전 자율주행) 등 총 5단계로 나뉜다. 현대차 관계자는 "시스템에 따라 주행하는 레벨4의 경우 운전자가 있긴 해도 운전에 직접 개입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레벨5와 함께 'fully-driverless'로 분류된다"며 "따라서 2023년부터 레벨4 형태 로보택시를 먼저 운영하고 추후 레벨5 자율주행 택시까지 시도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모셔널은 지난 2018년부터 리프트와 함께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자율주행 택시를 시범 운영하며 10만회 이상 탑승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모셔널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소비자 98%가 만족도 최고 등급인 별 5개를 부여했다. 이를 바탕으로 모셔널과 리프트는 2023년부터 미국 내 다른 핵심 지역으로도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칼 이아그넴마 모셔널 최고경영자(CEO)는 "안전하고 신뢰도 높은 자율주행 서비스를 택시 같은 대중교통 수단을 통해 대규모로 공급하겠다는 것이 우리 목표"라고 말했다.
모셔널의 이번 도전은 현대차의 자율주행차 연구개발(R&D)에도 탄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현대차는 최근 투자자 대상의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 행사를 통해 오는 2022년부터 조건부 자율주행차(레벨3)를 선보이겠다고 공언했다. 일단 내년에는 현재 나와 있는 레벨2 수준의 부분 자율주행차에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방식(OTA)을 가미하고 이를 바탕으로 레벨3 수준 자율주행차를 이듬해부터 양산하겠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현대차는 모셔널과 협업을 통해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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