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백대책이 무효` 전셋값이 집값 떠받치니 갭투자 다시 꿈틀
입력 2020-12-17 15:14  | 수정 2020-12-24 15:36

전세난에 투기수요까지 가세하면서 전국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이 2주 연속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셋값과 매맷값간 격차가 줄며 정부 대책에 숨죽여 있던 갭투자까지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1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둘째주 기준 전국의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은 0.29%로 전 주(0.27%)보다 상승 폭을 키웠다. 지난주 상승률은 한국부동산원이 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8년 7개월 만에 최고치였는데, 한주 만에 다시 이 기록을 갈아치웠다.
주택시장 전문가들은 자취를 감춘 전세물건이 전셋값 급등으로 이어지면서 세입자들이 매매수요로 돌아서고, 여기에 갭투자 수요까지 되살아 나면서 집값 상승 폭이 커진 것으로 분석했다.
서울 아파트값은 이번 주 0.04% 올라 지난주보다 0.01% 포인트 뜀폭이 커졌으며,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가 상승을 이끌었다. 특히 송파구는 지난 주 0.04%에서 이번 주 0.08%로 오름폭이 2배로 커졌다. 보합을 보인 강남구(0.05%→0.05%)를 제외한서초구·강동구도 0.03%에서 0.06%로 2배 상승했다.

실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잠실동 리센츠 전용 124.22㎡는 지난 주 직전 대비 5500만원 오른 27억원에 실거래됐다.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 전용 100.31㎡도 지난 5일 20억5000만원(10층)에 기존 최고가로 손바뀜됐다.
송파구 S공인 대표는 "전셋값이 뛰면서 매맷값과 차이가 기존 15억원 이상에서 10억원 이내로 들어와 지방에서도 문의가 올 정도로 갭투자가 쉬워졌다"면서 "실거래도 종종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4구 외에 광진구(0.06%)와 마포구(0.05%), 노원구(0.04%)도 지난 주 대비 상승폭이 커졌다.
수도권 아파트값은 0.20% 올라 지난주(0.18%)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이는 6월 이후 6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이다. 지난주 0.27%에서 이번 주 0.30%로 오름폭을 키웠고, 인천은 전주와 같은 수준인 0.15%였다.
김포시는 조정대상지역 지정 직전인 11월 셋째 주 2.73%에서 규제 이후 이번 주까지 4주(0.98%→0.39%→0.32%→0.23%) 연속 상승률이 감소하고 있다. 반면, 규제를 피한 파주시는 이번 주까지 4주 연속 1.06%→1.38%→1.18%→1.11%로 1%대 상승률을 기록중이다.
또 고양 일산서구(0.97%→0.99%)·동구(0.68%→0.75%)·덕양구(0.67%→0.84%), 성남 분당구(0.52%→0.47%), 광주시(0.44%→0.45%) 등이 경기지역 아파트값 상승을 견인했다.
지방 아파트값은 이번 주 0.38% 올라 지난주(0.35%)에 이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 상승률 기록을 깼다. 인천을 제외한 5대 광역시의 아파트값도 지난주 0.50% 오른 데 이어 이번 주 0.55% 상승하며 역대 최고 상승 기록을 2주 연속 경신했다.
부산은 이번 주 0.71%로 지난주(0.58%)보다 0.13% 포인트 상승폭이 커졌다. 특히 조정대상지역 이후 집값이 다시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남구가 지난주 0.53%에서 이번 주 1.07%로 2배 가까이 올랐고, 해운대구(0.26%→0.37%)와 연제구(0.37%→0.38%)도 상승 폭이 확대됐다. 반면, 수영구(0.34%→0.33%)와 동래구(0.33%→0.32%)는 상승 폭이 소폭 하락했다.
대구시 수성구는 0.58% 올라 지난주(0.62%)보다 상승 폭을 줄여 지난달 조정대상지역 지정 이후 상승세가 진정되는 모습이다. 울산은 남구가 이번 주까지 최근 4주 연속 0.96%, 1.36%, 1.15%, 1.13% 상승하면서 과열 양상을 이어갔다.
경기도를 제외한 나머지 8개 도 아파트값은 이번 주 0.24% 올라 역시 지난주(0.23%)에 이어 역대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날 국토부는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집값 상승세가 가파른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 지정하기 위한 절차를 밟아 규제가 임박한 것으로 관측된다.
전세시장도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이번 주 전국의 아파트 전셋값은 0.30% 올라 전주(0.29%)보다 오름폭을 키웠다. 67주 연속 상승이다.
서울은 지난주와 같은 0.14%의 상승률 기록해 77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특히 강북권 중저가 단지의 상승폭은 시간이 갈수록 커지는 모습이다.
송파구가 0.22%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이어 강동구(0.21%), 서초·마포구(0.20%), 용산·동작구(0.19%), 종로구(0.15%) 순으로 집계됐다.
경기는 0.27%로 지난주와 같았고, 인천은 0.37%에서 0.34%로 오름폭이 줄었다.
경기에선 고양 덕양구(0.55%)·일산 동구(0.51%)·일산 서구(0.29%), 성남 분당구(0.41%) 등을 중심으로 올랐고, 오산·남양주시(0.47%), 하남시(0.44%) 등지도 상승률이 높았다. 인천은 송도신도시가 있는 연수구(0.87%)와 남동구(0.25%), 부평구(0.28%), 서구(0.28%) 등을 중심으로 올랐다.
지방의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보다 0.02%포인트 오른 0.36%를 기록했다.
[조성신 기자 robgud@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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