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내년 성장 3.2% 한국정부 나홀로 장미빛 전망
입력 2020-12-17 14:00 
<자료 제공=기획재정부>

정부가 내년 경제성장률을 국내외 주요 기관 전망치보다 높은 3.2%로 제시했다. 이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유행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가능성을 반영하지 않은 수치로 안일한 낙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17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확대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년 경제 전망을 내놓았다. 정부는 내년부터는 올해 마이너스 성장(-1.1%)에서 벗어나 3.2% 성장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지속적인 확장재정과 수출 증가로 내수·수출이 동반 개선되는 것은 물론, 물가상승률도 올해 0%대 저물가 기조와 달리 1.1%로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코로나19 재확산세가 거센 상황 속에서 정부가 제시한 내년 성장률 3.2%는 '나 홀로' 장밋빛 전망치라는 평가다. 앞서 발표됐던 한국은행 전망치(3%)뿐 아니라 한국개발연구원(KDI·3.1%), 국제통화기금(IMF·2.9%),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8%)보다 높다.
정부 전망치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데 맹점이 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3단계 상향까지는 올해 전망치(-1.1%)와 내년 전망치(3.2%)에 사실 반영이 안됐다"며 "(3단계 상향이)발생하면 정부가 내놓은 전망보다는 금년말 내년초에 추가 하방리스크로 작용해 추가적인 조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시 경제적 후폭풍은 수순이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재 코로나19 재확산세 상황을 빤히 알면서 이를 간과한 전망치를 내놓는 것은 무리수다"며 "낙관적으로 봐도 2%대 중후반이다"고 꼬집었다. 앞서 한은은 국내 코로나 19 재확산 사태가 꺾이지 않으면 내년 성장률 전망은 3.0%에서 2.2%로 0.8%포인트 급감할 것으로 진단한 바 있다.
<자료 제공=기획재정부>
이 같은 경제 성장률이 실제 달성되더라도 코로나19 기저효과로 인한 '착시'에 불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 경제가 워낙 큰 폭으로 위축된 탓에, 기저 효과로 성장률 반등이 이뤄질 수 있지만 실질적인 경제 회복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부가 이날 내년도 취업자수가 15만명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 것에 대해 "내년 15만명이 더 늘어나도 올해 실업률을 상쇄시키지 못한다. 또 (정부의 적극적 재정으로) 중·장년층 일자리 확대는 이뤄질 수 있지만, 20·30대 일자리와 제조업 일자리가 과연 얼마나 회복되고 늘어날 것인지를 따져야 한다"고 했다.
[윤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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