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00만년이 지났다고 하기에는 너무나 선명한 비단뱀 화석

비단뱀 종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약 4700만년 전 화석이 유럽 한복판인 독일 메셀 피트 화석 유적에서 발굴돼 화제다.
독일 센켄베르크 연구소에 따르면 이 연구소의 척추 고생물학자 크리스터 스미스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메셀 피트에서 발굴된 비단뱀 화석에 관한 연구 결과를 영국 왕립학회가 발행하는 온라인 생물학 저널 '바이올로지 레티스'를 통해 발표했다. 프랑크푸르트 인근에 있는 메셀 피트는 유네스코 세계 유산으로도 등재된 유명 화석 유적지다.
고대 호수로 추정되는 길이 1000ｍ, 폭 700ｍ의 움푹 팬 웅덩이에서 신생대 제3기 에오세(5700만~3600만 년 전)의 다양한 동물 화석이 쏟아져 나왔다.
6ｍ 이상 자라는 대형 뱀인 비단뱀은 현재는 아프리카와 남아시아, 동남아시아, 호주 등지에서 서식하고 있지만, 지리적 기원은 분명치 않았다. 이번 화석의 주인공은 길이 1ｍ의 비단뱀 새 종(種)으로, 275개의 척추뼈를 드러내며 거의 완벽한 상태로 발굴됐다. 학명은 화석 발굴 장소와 카를스루에 국립 자연사박물관의 고고학자 에베르하르트 프레이 박사의 이름을 따 '메셀로피톤 프레이'(Messelopython freyi)로 붙여졌다.
연구팀은 비단뱀 화석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이 화석이 4700만 년 전에 이미 유럽에 비단뱀이 등장해 진화하고 있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상규 기자 boyondal@mkinterne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