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스물스물] 망친 시험 때문에?…연세대 학생들 "2학기도 재난학기 선포하라"
입력 2020-12-17 13:49  | 수정 2020-12-24 14:06

※스물스물은 '20년대를 살아가는 20대'라는 의미의 신조어입니다. 사회 진출을 준비하거나 첫 발을 내딛고 스멀스멀 꿈을 펼치는 청년들을 뜻하기도 합니다. 매일경제 사회부가 대학생과 사회초년생 등 20대 독자의 눈높이에 맞춰 참신한 소식에서부터 굵직한 이슈, 정보까지 살펴보기 위해 마련한 코너입니다.
2학기 성적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연세대학교 학생들 사이에 2학기를 지난 1학기처럼 재난학기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8일 대학가에 따르면 연세대 학생들 사이에서 올해 2학기를 재난학기로 선포할 것을 학교에 요구하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연세대 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재난학기 지정을 총장, 총학에 건의하자", "1000명씩 확진자가 발생한 이번 학기가 더 심각하다" 등 2학기 재난학기 적용을 요청하자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학생들이 재난학기 지정을 주장하는 이유는 재난학기에 불리한 학점을 삭제하는 학점포기제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초 코로나19 사태로 급작스럽게 비대면수업이 실시되면서 연세대는 1학기를 재난학기로 선포했다. 학생들은 최대 1개 과목에 한해 학점을 포기하고 해당 과목을 누적평점과 석차 계산에서 제외시킬 수 있었다.
재난학기 지정을 주장하는 학생들은 2학기에도 시스템 불안정으로 온라인 수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비대면 환경을 악용한 부정행위로 평가 공정성이 훼손됐다고 주장한다. '에브리타임'에는 "이번 학기도 줌(Zoom) 시스템이 불안정했던 것은 똑같았다", "족보 풀이를 그대로 제출하고 과제는 베끼고 난리판인 건 매한가지였다" 등의 글이 게재됐다.

한편 일각에서는 시험을 망친 일부 학생들이 학점을 세탁하기 위해 재난학기 지정을 요구한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에브리타임'에는 "기말고사 각 좀 재다가 망했다 싶으면 동참하겠다" 등 성적이 나오는 걸 보고 청원에 동참할지 결정하겠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과거 일부 대학에 존재했던 학점포기제는 2013년 국정감사에서 학점 인플레이션을 야기한다는 비판을 받은 뒤 이듬해 사실상 폐지됐다.
연세대가 학점포기제를 도입한 것은 지난 1학기가 처음이었다. 같은 시기 한국체대도 학점포기제를 실시했고 서강대, 동국대, 홍익대 등은 성적을 A∼D 등급으로 받을지 P(패스)로 받을지 학생이 선택할 수 있는 선택적패스제를 도입했다. P로 표시된 과목은 이수가 인정되지만 학점 평점에는 계산되지 않는다.
연세대 교무처 관계자는 "2학기를 재난학기로 지정하거나 학점포기제를 도입할 계획은 현재까지 없다"고 밝혔다.
[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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