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 와중에 `지방 원정 헬스`…집단감염 진앙될라
입력 2020-12-17 12:14  | 수정 2020-12-24 12:36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와중에도 수도권 시민 일부가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지방 헬스장으로 '원정운동'을 다니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런 움직임이 최근이 아니라 연초부터였으며, 수도권 인근인 천안으로 가는 인원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에서 지하철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여행과 운동을 모두 잡겠다며 제주까지 갔다는 인증 글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다.
17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빠르게 진행 중인 가운데 이날 신규 확진자 수가 또다시 1000명을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틀 연속 1000명대가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규 확진자는 지난달 초순까지만 해도 100명 안팎을 유지했지만,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산세가 거세다.

이날 오전 코로나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아직 2.5단계지만, 확진자 수가 연일 1000명이 넘게 집계되면서 3단계 격상 기준을 이미 충족했다.
중대본에 따르면 지난 8~15일 일주일간 해외 유입 사례를 제외한 하루 평균 지역 감염 사례가 832.9명으로, 거리두기 3단계 상향 요건(지역 감염 사례 800명 이상)을 충족했다. 특히 지난 한 주간의 전국 하루 평균 환자 수는 833명으로 거리두기 3단계를 검토할 수 있는 기준인 800~1000명의 환자 수 범위에 진입한 것.
이에 방역당국이 3단계로 격상하는 것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3단계는 사회적거리두기 단계 중 가장 높은 레벨로 필수시설을 제외한 모든 다중이용시설 운영이 중단된다. 전날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정부는 각 중앙부처와 지자체, 생활방역위원회를 포함한 관계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며 단계 상향에 대해 깊이 검토하고 있다"며 "3단계는 최후의 강력한 조치인 만큼, 자영업자의 광범위한 피해를 야기한다는 점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2.5단계인 현재 수영장과 헬스장 같은 실내체육시설의 운영은 한시적으로 중단된 상태다. 코로나 확산기에 마스크를 쓰지 않고 운동을 하거나 이를 통한 체육관 집단 확진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서 내려진 조치다.
그러나 이런 심각성을 무시한 듯 지방으로 '원정운동'을 가는 이들이 발견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에 '원정운동'을 검색하면 원정운동을 다녀왔다는 인증 글이나 제한을 받지 않는 선의 인원들이 모여 함께 원정운동을 가자는 글들이 적지 않다.
심지어 배우 등 유명인들까지 SNS에 '원정운동' 인증 글을 올려 경각심을 떨어뜨리고 있다. 비판이 일자 이들은 인증글과 사진을 삭제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지만, 이미 기록으로 남아있는 부분이 적지 않아 공분이 커지고 있다.
원정운동 등 경각심 없는 움직임에 2차 감염의 위험이 더 커지고 있는 와중에 일각에서는 "수도권 독서실도 문을 닫았는데, 천안 독서실로 가야겠다"는 등의 의견도 나오면서 또다른 집단감염을 불러올 '방역구멍'이 될 수 있다는 염려도 나온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이번 연말만큼은 가족과 친구, 동료의 안전을 위해 각종 만남과 모임을 모두 취소하고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해줄 것을 다시 한번 간곡히 부탁한다"고 밝혔다.
[이미연 기자 enero20@mkinternet.com / 최유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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