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성분 합치고 크기 줄이고…만성질환 영역서 국산 신약의 질주
입력 2020-12-16 17:18 

당뇨, 고혈압 등 만성질환 영역에서 국산 신약의 입지가 강화되고 있다. 출시된 지 오래된 국산 신약 개발사들은 자체 개발한 신약에 다른 치료 성분을 더한 복합제 개발과 알약 크기를 줄이는 제형 개선을 앞세워 성장동력을 유지하고 있다.
또 새로운 트렌드의 위장질환 치료 신약 케이캡은 출시 2년차에 9개월 누적 매출 500억원을 넘기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이 개발한 당뇨신약 제미글로(제미글립틴) 시리즈가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누적으로 1062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제미글로 시리즈는 작년 1008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국산 신약으로는 처음으로 연매출 1000억원을 넘겼다.
지난 2012년 출시된 제미글로는 올해까지 연평균 55%의 매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오랜 기간동안 성장세를 이어온 배경은 복합제 개발과 제형 축소를 통한 편의성 개선이라고 LG화학은 설명했다.

제미글로 시리즈는 단일제 제미글로, 제미글로에 당뇨병 1차 치료제 메트포르민을 더한 '제미메트', 고지혈증 치료 성분 로수바스타틴을 더한 '제미로우' 등 3개로 구성돼 있다. LG화학은 '살 빠지는 당뇨약'으로 불리는 SGLT-2억제제와 제미글로를 합친 복합제 후보에 대한 임상 3상도 진행하고 있다.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 환자는 한 가지 질환만 앓다가 다른 질환까지 생기는 경우가 많아 유병기간이 길수록 복용해야 하는 약 종류가 늘어난다. 한 번에 먹어야 하는 알약 개수가 많아지면 약을 챙기기도 번거로울 뿐 아니라 목넘김도 불편하기 때문에 복수의 약 성분을 합쳐 복약 편의성을 개선하는 것이다.
제미글로와 같은 DPP-4억제제 계열의 국산 당뇨 신약 슈가논(에보글립틴다르다르산염)을 개발한 동아에스티도 슈가논과 메트포르민을 결합한 슈가메트를 판매하고 있다. 슈가논 시리즈는 지난 3분기 67억원의 매출을 올려 1년 전의 43억원보다 55.81% 성장했다. 특히 동아에스티는 슈가논과 슈가메트 개발을 병행해 각각 2015년 10월과 2015년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다. 또 슈가메트를 출시한 뒤 두 차례 제형을 축소해 편의성도 개선했다.
또 다른 당뇨 치료 메커니즘을 갖는 TDZ 계열의 당뇨 신약 듀비에(로베글리타존황산염)를 개발한 종근당도 듀비에와 메트포르민과 결합한 듀비메트를 판매하고 있다. 듀비에 시리즈의 지난 3분기 원외처방액은 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6% 증가했다.
고혈압 치료 분야에서는 보령제약의 카나브(파마사르탄칼륨삼수화물)가 돋보인다. 카나브 시리즈의 지난 3분기 원외처방액은 270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25% 늘었다. 매출 규모로는 제미글로 시리즈에 이어 국산 신약 중 2위다. 특히 카나브 시리즈는 ▲또 다른 고혈압 치료 성분 암로디핀을 더한 듀카브 ▲고지혈증 치료 성분 로수바스타틴을 더한 투베로 ▲또 다른 고지혈증 치료 성분 아토르바스타틴을 더한 아카브 ▲ 이뇨제 성분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를 더한 라코르 등 모두 6종으로 구성돼 있다.
최근 개발된 국산 신약 중에서는 HK이노엔이 작년에 출시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테고프라잔)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케이캡은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차단제(P-CAB)로 기존에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프로톤펌프억제제(PPI) 대비 약효가 빠르게 발현되고 식사 여부와 상관 없이 복용할 수 있으며 약효가 오래 지속된다는 강점을 내세워 지난 3분기까지 508억원의 처방실적을 기록했다.
[한경우 기자 case10@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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