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제조업 일자리 11만개 증발, 구직단념자 역대 최대인데…홍남기 "선진국 보다 양호"
입력 2020-12-16 10:47  | 수정 2020-12-23 11:06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으로 지난달 취업자가 27만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30대 취업시장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제조업에서만 11만개 넘는 일자리가 증발했다. 잠재적 실업자로 볼 수 있는 '쉬었음'과 구직단념자도 통계작성이래 최대 수준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정부는 지난달 고용지표가 전달보다 선방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16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724만1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27만3000명 줄었다. 취업자 수는 9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외환위기 여파로 1998년 1월부터 1999년 4월까지 16개월 연속 취업자가 줄어든 이후 21년여 만에 최장 기록이다. 3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선 취업자 수는 4월에 감소폭(-47만6000명)이 정점을 찍은 후 8월까지 점차 감소폭이 줄어드는 흐름이었지만 코로나 2차 대유행이 본격화된 9월부터 다시 악화하는 모양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6.3%로 전년 동월대비 1.1%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1년 전보다 1.9%포인트 떨어진 42.4%로 전체 고용률을 대폭 끌어내렸다. 실업률은 0.3%포인트 오른 3.4%를 기록한 가운데,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8.1%로 1년 전보다 1.1%포인트 상승했다. 고용 3대 지표인 취업자수·고용률·실업률은 7개월째 동시 부진한 모습인데 이는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 1~8월(8개월 연속) 이후 처음이다.
연령별로 보면 취업자는 60세 이상에서만 37만2000명 늘었을 뿐 20대(-20만9000명), 30대(-19만4000명), 40대(-13만5000명), 50대(-7만4000명)에서 모두 감소했다. 산업별로는 도·소매업(-16만6000명), 숙박·음식점업(-16만1000명), 제조업(-11만3000명) 등에서 취업자가 줄었다. 특히 제조업 취업자는 10월(-9만8000명)보다 감소폭이 확대되며 올들어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제조업 취업자 수가 감소한 것은 자동차 및 트레일러 쪽이나 금속·가공제품 등 영역의 취업자가 줄어든 영향"이라며 "특히 20대와 30대 취업률이 떨어지면서 이들의 점유율이 높은 제조업 부진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1667만5000명으로 2.7%(43만1000명) 증가했다. 특히 '쉬었음' 인구는 21만8000명 늘어난 235만3000명으로 11월 기준 관련통계를 작성한 2003년 이후 가장 많았다. '쉬었음'은 일을 할 능력이 있는 사람이 가사, 학업, 육아, 심신장애 등의 이유도 없는데 그냥 쉰 경우에 해당한다. 비경제활동인구로 잡혀 실업률에 영향을 주지 않지만 구직활동을 시작하는 순간 경제활동 인구에 포함돼 실업률이 높아진다. 취업을 희망하지만 취업시장 사정이 여의치 않아 구직을 포기해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 '구직단념자' 역시 63만1000명으로 14만4000명 늘었는데 2014년 통계 기준을 변경한 후 최대 수준이다.
하지만 정부는 이날 고용지표를 두고 10월에 비해서는 다소 나아지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11월 취업자 수 감소폭(27만3000명)이 9월(39만2000명)과 10월(42만1000명)보다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최근 코로나19 3차 대유행 영향은 12월 고용지표에 반영될 것이란 설명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년대비 고용 감소가 9개월째 이어지고는 있지만 10월에 비해 고용상황이 나아진 점은 긍정적"이라며 "다른 나라 비교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11월 취업자 증감율을 보면 한국은 -1.0% 수준으로, 독일(-1.3%)과 일본(-1.4%), 영국(-2.6%·이상 10월 기준), 미국(-6.0%) 등과 비교하면 한결 상황이 낫다는 것이다.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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