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인천 도심서 구조 너구리 해마다 늘어…"개발·매립 이뤄지면서"
입력 2020-12-16 08:52  | 수정 2020-12-23 09:03

인천 도심에서 구조되는 너구리 개체 수가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역 곳곳에서 개발이 진행되는 데다 먹이 부족 등으로 도심을 찾아오는 너구리가 많아지면서 구조 개체 수가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오늘(16일) 인천시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인천 지역에서 구조된 너구리는 38마리입니다.

인천에서 구조된 너구리 개체 수는 센터 설립 첫해인 2018년 6마리에서 지난해 24마리 등으로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올해는 지난달 23일 인천시 미추홀구 주안동 한 아파트단지에서 1마리가 구조되는 등 농경지나 야산이 아닌 도심 지역에 출몰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올해 구조된 너구리 중 9마리는 부평구·미추홀구·남동구·연수구 등지 인가를 침입했다가 발견됐습니다.

올해 2월에는 송도국제도시 인천대학교 인근 도로에서 너구리 1마리가 차량에 치여 죽은 상태로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너구리는 겨울철에 동면으로 활동을 많이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올해 11월 이후에도 7마리가 구조됐습니다.


인천야생동물센터의 너구리 구조 개체 수는 시민 신고 등으로 센터에 인계된 것만 집계한 것입니다. 민간 병원 등에서 자체적으로 구조한 것까지 포함하면 전체 구조 건수는 더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인천 여러 지역에서 개발이 이뤄지면서 너구리가 먹이나 안식처를 찾아 도심 지역에 자주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특히 길고양이 등을 대상으로 하는 급식소 등이 늘면서 먹이를 찾아 아파트 단지 등 사람의 왕래가 잦은 장소에서도 너구리가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봤습니다.

센터가 발견한 너구리 중 폐사한 사체에서는 개에게 물린 것으로 추정되는 이빨 자국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서문홍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사는 "너구리는 잡식성으로 크게 먹이에 구애를 안 받다 보니 농경지·산림·수로와 인접한 곳이라면 도심에도 나타날 수 있다"며 "특히 인천의 경우는 개발이나 매립 등이 이뤄지면서 너구리가 환경에 적응해 서식지를 옮겨가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인천야생동물센터는 구조한 너구리에게 광견병 백신 등을 접종하고 마이크로칩을 이식한 뒤 도심보다는 인적이 드문 산속 등지에 방생하고 있습니다.

김형석 인천시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 수의사는 "너구리가 야산보다는 도심 지역 학교나 아파트 단지 근처 등 잔반을 먹을 수 있는 장소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더 많다"며 "원칙은 발견된 자리에 방생하는 것이지만 백신 등을 맞춰도 전염병을 우려하는 민원이 있는 점을 고려해 최대한 인적이 없는 곳에 방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