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속초시 도심 눈썰매장 추진…코로나19 상황에 '논란'
입력 2020-12-15 11:44  | 수정 2020-12-22 12:03

강원 속초시가 추진 중인 어린이용 눈썰매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에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시설 운영 위탁기관인 속초시시설관리공단은 관련 예산이 의회 통과도 안 된 상태에서 눈썰매장 구조물을 먼저 설치해 시의회를 무시한 처사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15일) 속초시에 따르면 지난해에 이어 올겨울에도 조양동 엑스포 주제관 옆 공영주차장에 어린이용 눈썰매장을 조성해 운영하기로 하고 최근 구조물 설치를 마쳤습니다.

지난겨울 포근한 기상 여건 때문에 눈을 만드는 데 어려움을 겪은 속초시는 올해는 눈이 없어도 썰매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시설물 형태를 바꿨습니다.


시와 시설관리공단은 오는 19일부터 시설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나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일정은 유동적입니다.

하지만 지역에서는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한 상황에서 속초시가 이런 시설을 운영하는 것이 적절한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시설 운영에 찬성하는 시민들은 "사람들이 몰리는 스키장이나 놀이공원도 운영하는데 눈썰매장이 무슨 문제냐"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반대하는 시민들은 "정부가 실내외를 막론하고 사람이 모이는 것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하는 마당에 솔선해야 할 자치단체에서 코로나19에 취약한 어린이들이 모이는 눈썰매장을 운영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는 입장입니다.

유혜정 시의원도 최근 열린 정례회에서 "코로나19가 엄중한 상황에서 이 같은 시설을 운영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재검토를 요구했습니다.

그는 "아무리 방역을 철저히 한다 해도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지금 상황에서는 문제가 있을 수 있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며 이같이 요구했습니다.


이에 대해 김철수 시장은 "코로나 상황이지만 갈 곳이 없어 집에만 있는 아이들에게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가며 야외에서 마음껏 뛰놀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고자 한다"는 입장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속초시로부터 눈썰매장 운영을 위탁받은 속초시시설관리공단이 시설 운영에 필요한 예산도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올해 잉여 예산으로 구조물을 설치한 것으로 놓고도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강정호 시의원은 "예산안 계수조정서 해당 예산이 어떻게 처리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구조물을 먼저 설치해 놓은 것은 의회를 완전히 무시한 처사"라며 "이 문제만큼은 예산안 심사에서 꼼꼼히 따지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눈썰매장 운영에 필요한 예산은 3천200여만원으로, 시설관리공단은 이를 5차 추경에 편성해 시의회에 제출해 놓은 상태입니다.

한편 오늘(15일) 오전 11시 현재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44명인 속초시는 확진자 발생이 잇따르자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난 어제(14일) 2단계로 격상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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