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틀만 늦어도 치명적"…톱니바퀴 처럼 `딱딱` 백신 수송 대작전
입력 2020-12-14 17:01  | 수정 2020-12-21 17:37

정교한 시계의 톱니바퀴처럼 정확하게 맞아야만 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대수송 작전이 시작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13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시작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코로나19 백신 수송 과정에 대해 "전국 수천 곳에서 백신을 보내려면 복잡하고 거대한 운송 체인의 모든 요소가 유지돼야 한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의 '고향'은 실험실이 자리한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교외다.
이곳에서 만들어진 원료는 매사추세츠주 앤도버로 넘어가 '메신저 리보핵산'(mRNA)으로 변환된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은 백신계에선 최신기술인 mRNA를 활용한 백신이다.

mRNA는 미시간주로 넘어가 인체에 투여될 수 있도록 '지질나노입자'(LNP)로 포장되는데 이를 마치면 '백신원액'이 된다. 접종 시엔 원액에 생리식염수를 섞어 희석한다. 원액상태로 각지에 배송되는데 이 원액을 담은 유리병은 접시에 넣어져 드라이아이스가 채워진 여행용 가방 크기의 상자로 옮겨진다.
한 상자에는 196병이 실리는데 이를 생리식염수로 희석하면 약 490명이 맞을 수 있는 분량이 된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은 영하 70도에서 배송·보관돼야 효과와 안전성이 유지된다. 이를 위해선 많은 드라이아이스가 필요한데 화이자는 미시간주와 위스콘신주에 자체 드라이아이스 생산시설을 마련했다.
백신만 배송한다고 끝이 아니다. 백신을 접종하는 데 필요한 주사기와 주삿바늘, 접종 부위를 소독할 알콜스왑, 마스크 등도 함께 배송돼야 한다. 접종에 필요한 장구들은 미 전역에 있는 의약품 유통업체 매케슨(McKesson)의 공장에서 상자에 포장된 뒤 루이빌의 UPS 물류허브로 옮겨져 전국에 배송된다. 한 상자당 500명에게 백신을 접종할 수 있는 만큼의 기구가 들어간다.
백신과 접종기구가 딱 맞게 배송해야 한다. 실제 배송 예행연습에서 접종기구가 백신보다 이틀 늦게 도착한 일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은 해동 후 냉장(영상 2~8도) 상태에서 닷새까지만 보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틀 지연'은 치명적일 수 있다.
이 밖에도 추운 날씨, 엄격산 절차를 준수할 배송인력, 예약 접종자의 시간 엄수 등도 변수다.
[이상규 기자 boyondal@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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