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증상 없어도 불안해서"…임시 선별검사소 앞 끊이지 않는 발길
입력 2020-12-14 11:25  | 수정 2020-12-21 12:03

"직장에서 확진자가 나와서 검사받게 됐어요. 증상은 없고 보건소에서 연락도 없었지만 불안해서 받으러 왔어요."

오늘(14일) 오전 서울역 광장에 설치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임시 선별검사소 입구엔 검사를 기다리는 발길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강추위 속에서도 시민들은 모자와 목도리로 무장한 채 마스크를 끼고 2m씩 거리두기를 하며 길게 줄을 섰습니다.

지역사회의 '조용한 전파자'로 꼽히는 20대부터 4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젊은 층이 눈에 많이 띄는 편이었습니다. 서울역이라는 장소 특성상 캐리어를 끌고 나왔다가 즉흥적으로 검사를 받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줄을 서면 자원봉사자가 검사 설문지와 펜을 나눠줬습니다. 설문지엔 이름이나 주소를 적는 칸은 없고 검사 결과 안내를 위한 휴대전화 번호, 성별, 연령, 증상 유무 정도만 적게 돼 있었습니다.


어린이집 교사인 20대 여성 A씨는 직장에서 확진자가 나와 검사를 받으러 나왔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확진은) 아닐 것 같지만 그래도 왔다"며 "안 하는 것보단 안심이 될 것 같다"고 했습니다.

뒤에서 줄을 기다리던 37살 남상우 씨도 자발적으로 검사를 받으러 왔습니다.


남씨는 "(양성이 나올까 봐) 걱정되지만 안 받는 것보단 나은 것 같다. 친구들이랑 가족들이 걱정되는 것도 있다"며 "확진자가 갈수록 늘어나서 걱정되는데 다른 시민분들도 어서 검사를 받아서 확진자 수가 좀 내려갔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임시 선별검사소는 검사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의 'PCR 검사법'(비인두도말 유전자증폭 검사법) 외에도 '타액 검사 PCR', '신속항원검사' 등 2종의 검사법이 새로 도입됐습니다.

이날 서울역 임시 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은 3가지 검사 종류의 차이점까지는 자세히 알진 못하는 듯했으나, 보건소 관계자는 "제일 기본적인 PCR 검사를 제일 많이 하는 편"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역 노숙인이 검사를 받는 모습도 눈에 띄었습니다. 노숙인이 휴대전화 번호를 적지 못하자 보건소 관계자는 "이메일이라도 적어달라. 이메일도 없으면 이틀 뒤 중구보건소로 검사 결과를 확인해야 한다"고 안내했습니다.

대기부터 검사까지는 약 20분 정도가 소요됐습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아 줄은 금방 줄어드는 편이었습니다.


검사를 마치고 천막 밖으로 캐리어를 끌고 나오던 65살 백모 씨는 "부산에서 애들 보려고 서울에 왔는데, 서울역에 도착한 김에 검사받았다.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한 번 받아보는 게 낫겠다 싶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백씨는 "그 전엔 병원 한번 가기도 꺼려졌는데, 이렇게나마 검사하니 좋은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정부는 이날부터 다음 달 3일까지 3주간을 '집중 검사 기간'으로 정하고, 수도권 150곳에 설치된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무료 검사를 시행합니다. 검사 장벽을 낮춰 '무증상 감염자'를 조기에 찾아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서울에서는 서울역과 종로 탑골공원 등을 비롯해 임시 선별검사소 56곳이 운영될 예정입니다. 증상이나 확진자와의 접촉이 없어도 검사를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익명으로 휴대전화 번호만 제출하면 검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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