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징계위 하루 앞두고 秋-尹 SNS 공방…秋 "깨시민, 檢 감시해야"
입력 2020-12-14 10:59  | 수정 2020-12-15 11:06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4일 새벽에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을 통해 책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와 다큐멘터리 영화 '위기의 민주주의' 후기를 전했다. 추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검사징계위원회 제2차 회의를 하루 앞두고 압박성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추 장관은 14일 페이스북에 "민주주의는 두 눈 부릅뜬 깨시민의 언론에 길들여지지 않고 오염되지 않은 냉철한 판단과 감시가 계속되지 않는다면 검찰권과 사법권도 민주주의를 찬탈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끔찍한 사례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밤"이라고 말했다.
추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을 비판하는 내용의 책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와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위기의 민주주의'를 봤다며 이같은 소감을 밝혔다.
추 장관은 "이연주 변호사의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를 읽고 중간 중간 숨이 턱턱 막혔다"며 "아직 검찰이 일그러진 자화상 보기를 회피하는 한 갈 길이 멀다는 아득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고 했다. 이어 "웬만한 용기없이 쓰기 쉽지 않은 검찰의 환부에 대한 고발성 글이기에 저자에게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앞서 추 장관은 지난 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를 읽는 모습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돼 눈길을 끌었다. 그는 책을 읽던 중 '특수통 검사들은 총장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려고 중수부를 희생시키려'라는 부분에 밑줄을 긋기도 했다.
또 그는 "넷플릭스로 '위기의 민주주의'를 봤다"며 "룰라 대통령에 이어 브라질 최초의 여성대통령이 된 지우마가 경제개혁을 단행한 이후 이에 저항하는 재벌과 자본이 소유한 언론, 검찰의 동맹 습격으로 탄핵을 당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우마가 물러나면서 '제가 두려워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죽음입니다'라는 말을 남겼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모로 검사는 전대통령 룰라를 증거가 없는데도 부패혐의로 기소한다. 룰라는 이것은 쿠데타라고 항변하지만 투옥된다"며 "군부의 권력을 밀어내고 간신히 쟁취한 민주주의가 다시 과거로 돌아가 미래가 암울한 브라질은 시지프스의 돌처럼 나락에 떨어진 민주주의의 돌을 들어올리기 위해 다시 원점에서 시작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SNS 활동을 따로 하지 않은 윤석열 검찰총장은 카카오톡프로필 메시지가 화제가 되고 있다. 윤 총장이 최근 징계 국면에서 직접 'Be calm and strong(침착하고 강력하게)' 문구를 카카오톡 프로필 메시지로 입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으로는 검찰 로고 앞에 서 있는 본인의 캐리커쳐 모습을 배경으로 설정해 뒀다. 오는 15일 2차 검사징계위원회를 앞둔 윤 총장이 자신의 심경과 의지를 알린 것이다.
'Be calm and strong'은 미국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에 나오는 문구다. 바다에서 낚시로 큰 청새치를 잡으려고 며칠간 사투를 벌이던 노인이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자신을 격려하고 위로할 때 한 대사다.
이 때문에 윤 총장이 프로필 문구를 통해 힘든 상황이지만 포기하지 않고 맞서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풀이된다.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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