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서울 영하 10도 첫 한파주의보…"마스크가 방한 기능"
입력 2020-12-14 10:09  | 수정 2020-12-21 11:03

올겨울 들어 가장 강한 추위가 찾아온 오늘(14일) 아침 서울 시민들은 겹겹이 두른 채 출근길에 나섰습니다.

오전 7시 40분쯤 서울 지하철 5호선 서대문역 주변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한데다 패딩 모자를 깊이 눌러써 얼굴이 거의 보이지 않는 직장인들이 빠른 발걸음으로 출근을 서둘렀습니다.

서대문역 인근 오피스텔에서 광화문으로 걸어서 출근한다는 37살 최모 씨는 "두세 정거장 거리인데 오늘은 너무 추워서 버스를 탈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갑자기 찾아온 추위에 롱패딩에 목도리까지 둘러 두꺼워진 옷차림으로 뒤뚱뒤뚱 걷는 모습도 보였고, 빠른 걸음을 옮기다 그늘 속에 있는 빙판에서 넘어질 뻔한 시민들도 있었습니다.


올겨울 들어 처음으로 한파주의보가 발령된 이 날 서울의 최저 기온은 영하 9.7도를 기록했습니다.

살을 에는 듯한 찬바람에 지하철역에서 나와 곧장 카페로 종종걸음치는 사람들도 보였습니다. 이들은 따뜻한 커피를 핫팩처럼 손에 쥐고 회사로 향했습니다.

지하철에서 내려 버스 환승을 기다리던 직장인 30살 김모 씨는 "위아래로 세 겹씩 껴입어 지하철에서는 살짝 땀이 났는데, 내리니까 잘했다 싶다"며 "코로나도 코로나지만 이렇게 추운 날이면 정말 재택근무가 가능한 사람들이 부럽다"고 말했습니다.

오전 8시 40분쯤 독립문역 인근 버스정류장에서는 손이 시려서인지 평소와 달리 스마트폰을 보는 시민이 거의 없었습니다.

공덕역 근처에서 만난 32살 직장인 이모 씨는 "코로나 때문에 주말 내내 집에만 있다가 오늘 처음 나왔는데 이렇게 추워진 줄 몰랐다"며 "안에 패딩 조끼라도 하나 더 껴입고 나올 걸 그랬다"고 말했습니다.

39살 박모 씨는 "오늘 아침 기온이 영하 10도로 떨어질 거라는 예보를 보고 충분히 껴입은 덕분에 특별히 춥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며 "이런 추위에는 마스크가 방한용품의 기능까지 하는 것 같다"며 웃었습니다.

한파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겹치며 마스크를 두 겹씩 쓴 사람들도 있습니다.

동장군이 반가운 사람들도 있습니다.

선릉역 주변에서 따뜻한 음료와 토스트 등을 파는 노점상 60살 김모 씨는 "요즘 손님이 너무 없어 걱정이었는데, 날이 추워지니 그래도 아침에 찾는 사람들이 많아 다행이다"라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