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보험업계, 내년 실손보험료 20% 인상 예고
입력 2020-12-13 15:07 

보험업계가 내년 실손의료보험 보험료를 최대 20% 이상 올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보험료 인상은 공·사보험정책협의체 연구 결과 등을 반영하기 때문에 실제 인상폭은 이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요 보험사들이 내년 1월 실손보험 갱신을 앞둔 가입자에게 보험료 예상 인상률을 알리는 상품 안내문을 최근 발송했다. 발송 대상은 2009년 10월부터 판매된 표준화 실손과 2017년 3월 도입된 신실손 가입자다.
안내문에는 예상되는 보험 인상률을 제시하고 최종 확정되는 인상률에 따라 보험료를 공지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표준화실손 가입자의 경우 인상률이 최고 20% 대 초반이 적용될 수 있다고 안내됐다. 신실손 가입자들도 최고 10%대 초반 인상률이 적용될 것으로 공지됐다. 보험업법에는 보험료 갱신 15일 전에 가입자에게 이를 통보해야 한다. 내년도 인상률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에 맞춰 보험사들이 1월 갱신 가입자에게 사전 안내작업을 한 것이다.
보험업계가 인상을 주장하는 이유는 계속해서 커지는 손실이다. 올해 3분기까지 실손보험 위험손해율은 130%를 기록했다. 위험손해율이란 계약자가 납입한 보험료에서 사업운영비를 제외하고 보험료 지급에 쓰이는 부분인 위험보험료에 대한 보험금 지급액의 비율을 가리킨다. 130%라는 것은 위험보험료로 100원을 받았는데 보험금 지급액은 130원이라는 의미다. 위험손해율이 상승하면서 지난해 실손보험 손해액은 2조4313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의료이용량이 줄어든 올해도 손해액은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실손보험 손실의 주범은 보험계약자의 보험사기가 우선 꼽힌다. 도수치료나 비급여MRI 등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부분에 대한 청구가 꾸준히 늘고 있는 것이다. 이를 부추기는 의료기관의 모럴해저드도 만만치 않다. 특히 건강보험에서 비급여 항목을 급여 항목으로 전환하자 이들은 새롭게 비급여 항목을 추가하거나 저렴한 비급여 항목을 비싸게 청구하는 방법으로 맞서고 있다. 실손보험 뿐 아니라 건강보험 재정에서도 손실이 커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보험업계가 보험료 대폭 인상에 나섰지만 실제 인상폭은 여기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에도 보험업계는 15~16%의 보험료 인상을 주장했지만 실제 인상폭은 평균 6%에 그쳤다. 구실손과 표준화실손만 보험료가 각각 9.8% 인상됐으며 신실손은 반대로 10% 인하됐다. 올해도 신실손의 위험손해율이 100% 안팎에 머무르고 있어 소폭 인하도 가능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승훈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