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코로나19로 33년 만에 대통령 해외 순방 없는 해…주요 외교 일정 모두 화상으로
입력 2020-12-13 09:42  | 수정 2020-12-20 10:03

2020년은 33년 만에 대통령의 해외 순방이 없었던 해로 기록될 전망입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의 하늘길이 사실상 막힌 탓에 대통령의 정상외교도 불가피하게 영향을 받은 것입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오늘(13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올해 대통령의 정상외교 일정은 더는 없는 것으로 보면 된다"라며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 언제쯤 순방이 재개될지도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애초 올해 3월 아랍에미리트와 이집트, 터키 등 3개국 순방을 시작으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아시아유럽회의(ASEM) 정상회의 등 최소 대여섯 차례 순방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그러나 올해 초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주요 20개국(G20) 특별 정상회의, 아세안+3 특별 정상회의, 한·유럽연합(EU) 정상회담, 한·아세안 및 한·메콩 정상회의 등 주요 외교 일정은 모두 화상으로 이뤄졌습니다.

대통령의 해외 순방이 없었던 마지막 해는 전두환 5공 정권 말기인 1987년입니다.

1980년 9월에 임기를 시작한 전두환 전 대통령은 이듬해부터 1986년까지 매해 해외 순방에 나섰으나,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에 이어 6·10 민주항쟁, 6·29 민주화 선언 등 국내 정세의 영향으로 순방길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문 대통령이 해외에 나가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외국 정상의 방한도 없었기에 올 한 해는 1978년에 이어 42년 만에 대면 정상외교가 없었던 한 해로도 기록될 가능성이 큽니다.

올해 한국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 여부와 관련해 청와대와 정부가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히지는 않고 있으나, 사실상 해를 넘겨야 열릴 수 있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입니다.

청와대에서는 영국, 바레인에 이어 캐나다가 코로나19 백신 사용을 승인하는 등 세계적으로 치료제와 백신 사용이 늘어나면 내년에는 문 대통령의 해외 순방도 재개될 것으로 보는 분위기입니다.

화상 정상회의와 통화 등으로 정상외교를 이어가고는 있지만 대면 회담과 비교하면 밀도가 떨어지는 데다, 문 대통령을 초청한 국가도 적지 않아 해외 순방의 필요성이 작지 않은 상황입니다.

2019년 12월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을 방문한 이후 전용기에 몸을 싣지 못했던 문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재개한다면 가장 먼저 미국을 찾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한미동맹의 중요성은 물론 답보 상태인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개에 필요한 미국의 역할 등을 고려할 때 우선순위에서 미국이 앞선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달 첫 통화 당시 내년 1월 20일 바이든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 후 가능한 한 조속히 만나 직접 대화할 기회를 갖기로 한 바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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