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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콕] 한국시장 당분간 강세? AI가 보내는 연말연초 경고신호
입력 2020-12-12 18:59  | 수정 2020-12-31 15:08


미국, 일본, 한국 등 글로벌 주식시장이 하루가 멀다하고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앞으로도 더 오를 것이란 낙관론이 팽배해 있지만 언제 폭락장이 올지 모른다는 우려가 큰 것도 사실이다. '십만전자'를 꿈꾸며 삼성전자 주식을 꾸준히 사들이는 투자자들이 있는가 하면, 증시가 하락할 때 하락폭의 두배 만큼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곱버스(2배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에도 개인들의 뭉칫돈이 함께 몰리는 이유다.
탐욕과 공포가 함께 도사리고 있는 혼란의 상황에서 제대로 된 투자 나침반을 찾기 어렵다. 과거 수십년간 쌓인 국내 및 글로벌 자산가격, 경제지표 등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AI)이 투자 방향을 결정하는 로보어드바이저는 앞으로 시장을 어떻게 예측하고 있을까. 매일경제 '돈터뷰'는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투자의 선두주자인 쿼터백자산운용의 조홍래 대표를 만나 빅데이터 AI가 전망하는 내년 국내외 주식시장, 주요 자산별 가격 전망을 들어봤다. 조 대표는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 핵심 펀드매니저로 일하다가 AI 투자에 일찍 눈을 뜨고 2015년 쿼터백 창업멤버로 합류했다.
조 대표에 따르면 쿼터백 로보어드바이저는 내년에도 한국을 비롯해 선진국과 신흥국 기업들이 이익이 개선되면서 현재의 강세장이 좀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11월 이후 최근 주식시장이 단기 급등한 만큼 앞으로는 상승 속도가 조절되고 작은 악재에도 조정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신중한 시장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주식과 채권, 주식 자산 내에서도 선진국과 신흥국에 분산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Q. 올해 로보어드바이저 성과는 어떤가요?
A. 쿼터백자산운용은 지난 2016년 이후 키움자산운용과 함께 키움쿼터백 공모펀드를 운용하고 있고 주식100% 유형을 비롯해 주식혼합형, 채권혼합형 등 위험성향 및 자산구성 비중에 따라 구분되는 자산배분형 상품 2종, 이렇게 총 3종의 상품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우선 각 상품의 올해 성과를 말씀 드리면 주식형은 연초 이후 12%, 최근 6개월 성과는 21.5% 수준으로 양호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연초에 코로나로 인한 급락이 나타났다가 빠르게 회복 중이며, 시중에서 비교 가능한 해외주식형 상품 중에서는 매우 우월한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고 말씀 드립니다. 특히, 약 5년여에 걸친 시간동안 연환산시킨 수익률이 8.3% 수준으로 매우 높기 때문에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대표적인 펀드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다음 주식혼합형은 연초 이후 13.1%, 최근 6개월 15.3%로 역시나 매우 양호한 성과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채권혼합형은 연초 이후 9.1%, 최근 6개월간 6.03%로 상대적으로 주식비중이 낮은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올해 높은 한 자리수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역시나 이 상품도 출시 이후 연환산 4% 중반 수준의 성과를, 그것도 매우 낮은 변동성으로 기록하면서 안정적인 자산배분형 상품군 중에서는 두드러진 성과를 기록하고 있는 상품이라고 말씀 드릴 수 있겠습니다.
Q. 동학·서학개미 입장에선 좋지 않다고 느낄수 있는데
A. 물론입니다. 올해는 특히 일부 개별적으로 국내 및 해외주식에 투자하셔서 큰 수익을 거두신 투자자분들이 많기 때문에 펀드를 통해 달성한 앞서 설명 드린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게 느껴지시는 분들도 많으실 것 같습니다. 과감하고 결단력 있는 투자, 위험에 대한 베팅이 성공해서 높은 수익을 거뒀다면 결과가 좋기 때문에 너무나도 만족스러울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여기서는 중요한 부분들을 짚어보고 경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우선 동학이던, 서학이던 상관없이 질문에도 나와있지만 주식에만, 그것도 개별 종목에 올인하는 투자는 상당히 위험합니다. 또한 개별주식이 아닌 ETF를 투자하더라도 레버리지나 인버스 등 방향을 맞추려고 하는 투자는 굉장히 위험할 수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고 실제 높은 수익을 기록하신 일부 투자자들 외에 연초 이후 원유에 대한 투자실패, 코로나로 인한 수혜와 거리가 먼 종목에 투자하여 K자 반등구간에서 줄곧 하락하는 업종 및 종목에 투자하신 분들, 곱버스 투자로 인해 상승장에서 반대로 크게 손해를 보신 투자자분들 등 많은 분들이 올해 성공투자와는 거리가 먼 결과를 거두신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성공사례만을 주목하는 것은 위험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서 설명 드린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느끼시는 분들이 많으신 것은 무엇보다 올해 큰 폭의 변동성 장세가 나타나면서 투자자분들을 일루션(환상이나 착각)에 빠지게 한 영향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저금리, 저성장 투자환경에서 위험자산을 투자해서 거둘 수 있는 기대수익은 이미 기존에 비해 많이 낮아졌으나, 코로나로 인한 급락, 급등장, 또한 가상화폐 등을 통해 다시금 '잘만 투자하면 큰 폭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대박 심리가 살아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경우 리스크-리턴에 대한 개념 없이 무작정 돈을 벌 수 있다는 환상에 사로잡혀 투자에 임하고 계신 투자자분들이 계시지는 않은지 우려됩니다. 또한, 코로나19 이후의 반등장에서 몇 번의 성공으로 인해 내가 동서학 운동의 선봉에 섰다, 내 판단이 늘 옳다는 '금융도취' 영향은 없을지도 조심스레 되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Q. 로보어드바이저의 투자원리는
A. 저희와 같은 로보어드바이저가 국내에 처음 소개되었을때 하필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이 개최되면서 많은 투자자분들이 로보어드바이저의 개념에 대해 잘못 알고 계시는 원인이 된 것 같습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일각에서 착각하시는 것처럼 사람을 대신해서 컴퓨터, 혹은 인공지능이 모든 생각을 대신해서 인간보다 종목을 탁탁 잘 찍어내는 서비스가 아닙니다. 저희 로보어드바이저는 사람이 생각하는 생각의 흐름을 그대로 따라가되 놓치는 부분이 없도록, 즉 반복적이고 합리적인 계산이 되도록 투자를 도와드리는 투자방식이라고 말씀 드릴 수 있겠습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미국에 투자한다라고 하면 왜 미국에 투자하는지 그 이유가 다양하게 있을 수 있습니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높아서, 미국 시장이 계속 오르니까, 미국에는 좋은 기업이 많아서, 미국 연준이 계속 돈을 풀어서, 대통령 바뀌면 정책을 강하게 시행할 것 같아서 등등 그 이유도 각양각색입니다. 어떤 내용은 맞을 수도 있고, 어떤 내용은 실제 미국 주식의 움직임과 전혀 거리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누구나 떠올려볼 수 있고 생각해볼 수 있는 내용들이죠.
로보어드바이저는 이처럼 특정 투자를 함에 있어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데이터를 수집해서 실제 해당 투자를 함에 있어 필요한 정보가 무엇인지를 분석합니다. 필요 없는 데이터는 버리고, 필요한 데이터를 선별해서 이 데이터를 어떻게 하면 보다 정확하게 투자에 활용할 수 있을지 날짜도 바꿔보고, 데이터를 가공해 보면서 정교하게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이것을 저희는 알고리즘, 혹은 투자규칙이라고 부르는데요. 이와 같은 분석과 연산작용을 일일이 사람이 계산하고 분석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컴퓨터의 도움을 통해 하고 있습니다.
결국 인공지능이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의 투자판단, 전망, 이론을 보다 정교하게 분석하고 탐욕이나 공포 같은 감정적인 동요없이 기계적으로 약속된 투자를 할 수 있게끔 객관성을 유지시킬 수 있는 일종의 '투자 도우미'라고 이해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AI가 보는 국내주식시장 전망은
A. 저희 쿼터백에서는 매월 말까지 수집되는 데이터를 분석해서 월초 새롭게 신호 및 전망을 추출하고 있습니다. 현재 12월은 지난 11월과 마찬가지로 주식을 비롯한 주요 위험자산에 대해서 '긍정'의 의견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한국 역시 별도의 신호를 생성하고 있는데요, 지난달과 이번달 모두 긍정의 신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저희 신호는 단순히 시장이 계속 오름세를 유지하며 트렌드가 좋게 유지되고 있어서 긍정적으로 나오는 것만은 아닙니다.
저희는 매크로 펀더멘털이라고 하는 경제지표의 견고함과 함께 기업이익과 관련된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해서 신호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최근의 시장 강세는 미국 대선 종료, 코로나 백신에 대한 기대감 등의 뉴스로도 일정 부분 설명할 수도 있겠지만, 그 기저에는 안정적인 경기회복과 꾸준히 상향되고 있는 이익지표 등이 뒷받침되고 있다고 말씀 드릴 수 있겠습니다. 또한 현재의 이런 데이터 추이는 당분간 유지될 수 있기 때문에 한국 시장은 연말까지 짧게 나타날 수 있는 수급 공백을 제외하면 현재의 강세장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다만 4분기 국내 증시는 11월, 12월 다소 급격하게 상승한 측면이 있기에 다른 증시 대비 조금 신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충분히 긍정적인 관점에서 시장을 보고 있으나 속도가 지나치게 빨랐으며, 환율의 오버슈팅과 함께 외국인 매매가 더해지며 내년 예상되는 지수대 상단 레벨까지 빠르게 터치하려고 하고 있기 때문에 속도에 대한 부담감, 기술적 과열에 대한 우려는 언제든 나타날 수 있는 구간으로 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순간 작은 악재에도 속도조절이 나타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연말, 연초 시장대응에 있어 경계해야 할 것 같습니다.
Q. AI가 보는 해외주식시장 전망은
A. 저희가 국가별로 전망을 하지는 않습니다. 큰 틀에서 미국과 미국을 제외한 선진국, 신흥국으로 구분해서 말씀 드릴 수 있을 것 같구요. 개별 국가들의 경우는 데이터 분석에 따라 매월마다 뽑혀 나오는 국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모든 투자대상 국가 중에서 여전히 미국에 대해 긍정적인 투자전망을 드릴 수 있겠는데요, 실제 유럽, 일본 등 기타 선진국 대비 미국의 전망은 여전히 더욱 좋습니다.
신흥국 역시 지난 하반기 이후 꾸준하게 투자전망이 상향되었고, 현재 매력적인 시장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중국, 대만, 한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이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구요, 최근에는 베트남, 말레이시아, 멕시코 등 동남아 혹은 남미 국가들이 산발적으로 추출되고 있는 점이 특징적입니다.
Q. AI가 보는 내년 주요 자산가격 전망은
A. 앞서 설명 드렸듯 저희는 매월 말까지의 데이터를 중심으로 월간 신호를 생성하고 있기 때문에 내년 전체를 관통하는 자산별 전망을 제시하기는 다소 어렵습니다. 물론 시장 수요가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기관에서 연간 전망을 제시하기는 하는데, 결국 연중의 다양한 이벤트로 인해 전망이 변경되는 일이 비일비재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만큼 시장을 예측한다는 것이 매우 어려우며, 앞으로도 예측보다는 대응의 관점을 가져가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그림을 그려보는 것은 도움이 될 수 있기에 현재 시점에서 관측되는 저희 기준의 전망을 제시하겠습니다.
우선, 금년 코로나19로 인해 훼손되었던 경기지표가 기저효과로 인해 상반기 중 큰 폭 개선될 예정입니다. 기업이익 역시 연말까지 꾸준히 상향되었는데 내년 중 추가 개선의 여지가 존재하며 경기회복에 맞춰 추정치 상향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때문에 이와 같은 데이터 회복의 중심에 있는 주식과 원유, 구리 등 경기순환 자산들은 내년에도 양호한 흐름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특히 신흥국 주식의 경우 미국 등 선진국 증시가 견조하게 버텨줄 경우 통화강세, 경기회복의 수혜를 바탕으로 그 동안의 상대적인 부진을 회복할 수 있는 시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국가별로는 상이할 수 있으나 신흥국 전체적으로는 자금 유입이 수반되며 상대적인 강세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채권은 조금 이야기가 다른데요, 이미 금년 중 금리 하단이 관측되었던 까닭에 내년에 인플레이션이 점진적으로 높아지면서 금리가 윗방향으로 향할 경우 장기국고채를 비롯해 듀레이션이 긴 채권들은 가격측면에서 불리할 수 있습니다. 채권에서는 물가연동채, 하이일드채권 등 일드 픽업이 가능하거나 수혜가 예상되는 선별적인 채권으로의 접근이 요구되는 시점으로 해석됩니다. 정리하자면 2021년은 미국과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주식 및 원자재 선호, 채권은 중립 혹은 선별적 대응이 필요하다라고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Q. 중위험·중수익 추천 포트폴리오
A. 우선 개인이 자산배분을 함에 있어 무조건 모든 자산을 중위험 중수익형 상품에만 투자해야 한다는 것을 말씀 드리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개인 자산에서 수익이 낮아도 절대 잃지 않는 예·적금 등에 본인 자산 중 약 1/3을 투자하고, 본인이 좋아하는 주식투자나 공격적인 베팅에 1/3을 투자해서 초과수익을 높이는 부분을 추구하셔도 좋습니다. 대신 주식과 채권의 중간 영역 정도의 위험과 수익을 추구하는 중위험 중수익형 포트폴리오에 나머지 1/3 수준의 자산을 배분해서 관리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중위험·중수익 포트폴리오는 위험성향에 따라 주식과 채권의 비중이 일부 차이가 있을 수 있고, 구간마다 변화를 줘야겠지만 기본적으로 주식과 채권을 약 5:5에 가깝게 배분하고, 주식에서는 선진국과 신흥국을 약 7:3에서 8:2 수준으로 배분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판단됩니다. 또한 매월마다 리밸런싱을 통해 현재 목표로 하고 있는 자산별 비중이 유지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 특정 자산이 전체 포트폴리오를 뒤흔드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지름길입니다.
시황에 따라 불안해하거나 과욕을 부리지 않고 꾸준하게 구성 비율을 유지하면서 투자하실 경우 등락이 있을지언정 연간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거두실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합니다. 만약 매월마다 자산군의 비중을 조정하고, 세부 종목선택이나 시장 상황에 따른 관리를 필요로 하실 경우 자산배분을 전문으로 하는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하시는 것도 효율적인 방법이 되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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