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1천명 육박…두려움에 떠는 시민들
입력 2020-12-12 16:09  | 수정 2020-12-19 17:03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1천 명에 육박한 12일 시민들은 감염에 대한 두려움을 호소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될 가능성까지 대두되면서 그동안 제대로 장사도 못하면서 방역지침을 준수해왔던 자영업자들은 "더는 버티지 못하겠다"며 망연자실한 모습입니다.

◇ '안전한 장소는 없다'…감염 두려움 확산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오늘(12일) 0시 기준 국내 신규 확진자는 95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직전일(689명)과 비교해 261명이나 늘었습니다.

신규 확진 950명은 국내 코로나19 첫 환자가 발생한 1월 20일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준입니다.


일일 신규 확진자가 1천 명 선에 근접하면서 시민들은 언제든지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구청 등 공공기관에서 공무원 확진자가 잇따라 확인된 인천에서는 '안전한 장소는 없다'는 불안감이 커지는 모습입니다.

강모(45)씨는 "구청에서도 확진자가 계속 나오는 것을 보고 너무 무서워서 잠깐 음식 재료를 사러 마트에 가는 것 이외에는 집에 있었다"며 "마트도 갈까 말까 망설였으나 집에서 먹을 게 없어 어쩔 수 없었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전날 지역 요양병원에서 환자와 종사자 등 67명이 집단감염된 것이 확인된 경기도 부천시 주민들은 외출을 자제했습니다.

부천시 중동에 사는 이모(38)씨는 "어제 집단감염 재난 문자를 받고 난 뒤 계속 집에만 있다"며 "사람을 만나는 것도 무서워 일찌감치 연말 모임을 다 취소했는데 너무 답답하다"고 말했습니다.

경기도 안산시에 사는 직장인 A(27)씨는 "오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900명을 넘어섰다는 소식을 듣고 다음 주부터 시작되는 휴가를 모두 집에서 보내기로 했다"며 "특히 수도권에서 확진자가 많이 발생해 집 밖을 나서는 것조차 망설이게 된다"고 울상 지었습니다.

울산에 거주하는 초등학생 자녀를 둔 B(38)씨는 "이번 주는 원격수업 주간이라 일주일 내내 아이와 집에만 있었다"며 "자유롭게 외출하던 때가 그립다"고 호소했습니다.

◇ 3단계 격상 가능성 대두…자영업자들 '망연자실'

확진자 급증에 따라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될 가능성까지 대두되면서 그동안 제대로 장사도 못하면서 방역지침을 준수해왔던 자영업자들은 '더는 버티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긴급 방역대책회의에서 "지금의 확산세를 꺾지 못한다면 거리두기 3단계로의 격상도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거리두기 3단계에서는 필수시설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설에 집합 금지 조처가 내려집니다.

인천시 서구에서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김모(37)씨는 "주변을 보면 거리두기 2단계와 2.5단계로 실직하거나 폐업을 한 관장이 많다"며 "월세 등을 내기 위해 대출을 받거나 택배일 등을 하며 거리두기가 완화되길 기다려왔는데 오히려 강화될 수 있다고 하니 앞으로 어떻게 버틸지 걱정"이라고 호소했습니다.


음식점과 카페를 운영하는 전국 자영업자들은 이미 거리두기 2단계 또는 2.5단계 적용으로 영업이 어려울 정도로 손님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청주시 흥덕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C(59)씨는 "거리두기 2단계로 오후 9시 이후 영업이 금지되면서 매출이 이전보다 70%가량 줄었다"며 "3단계로 또다시 격상되지 않을까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고 한숨을 쉬었습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어제는 9개 테이블 가운데 고작 3개 테이블 손님만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경기 수원시 영통구에서 국밥집을 운영하는 설모(45)씨는 "가뜩이나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되면서 외출을 꺼리는 사람들이 늘어 지난달보다 매출이 70%가량 줄었는데 거리두기 3단계가 시행된다면 거의 영업을 포기해야 할 것"이라며 말했습니다.


◇ '1년에 한 번인데…' 사라진 동해안 연말·연시 특수

연말연시 해돋이 행사 등으로 특수를 기대했던 강원도 동해안의 자영업자들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되고, 확진자가 속출하자 앞으로 영업이 어려울 수 있을 것으로 우려했습니다.

강원 18개 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2.5단계로 격상한 강릉시의 경우 문화원 기타강좌 강사와 수강생을 고리로 한 확진자가 전날 하루 21명이 나온 상태입니다.

이날도 10여 명의 확진자가 나올 것으로 강릉시 보건당국은 보고 있습니다.

강릉 숙박업계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예년 대비 주말 손님이 50% 이상 감소한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될 경우 영업이 불가능할 것으로 걱정했습니다.

강릉에서 숙박업소를 운영하는 이모 씨는 "코로나19로 가뜩이나 손님이 줄었지만, 강릉은 청정지역이라 '연말에는 손님이 오겠지' 기대했다"며 "3단계로 가면 숙박업계는 거의 다 문을 닫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우려했습니다.

울산 동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D(43)씨는 "코로나19 지역감염이 심화한 후 손님이 98% 이상 줄었다"며 "매장을 열기는 하지만 거의 손님이 없다"고 토로했습니다.

울산 간절곶에 위치해 평소 바다 전망으로 인기를 끌던 커피숍도 거리두기 2단계로 매장 이용이 금지되자 직원 5명에 대해 무급휴가 결정을 내렸습니다.

커피숍 직원(42)은 "매장 이용객이 많던 커피숍이라 손님이 90% 이상 줄면서 매출도 그만큼 급감했다"며 "확산 추세가 사그라지지 않으면 피해는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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