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조두순 피해자 아버지, 출소 소식에 울분 터트려…"반성 안 한 게 눈에 보인다"
입력 2020-12-12 11:12  | 수정 2020-12-19 12:03

"참된 의미로 반성을 했다면 굳이 이렇게 사람 많은 곳으로 들어와 살겠어요. 조금도 반성을 안 한 게 눈에 보여요."

초등학생 납치·성폭행범 조두순의 피해자 아버지 A씨는 오늘(12일) 분노에 찬 심경으로 조두순의 출소 소식을 접했습니다.

A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조두순이 이사한 곳은 주변에 학교도 있고 어린이집도 있는, 서민들의 주거공간"이라며 "조금이라도 반성을 했다면 저런 곳으로 이사를 한다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어 "불안감에 떨며 살게 될 주변 주민들을 생각하면 한숨만 나오고 뭐라 말을 못 하겠다"며 "가로등이나 CC(폐쇄회로)TV가 있어도 안심하며 살 순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A씨와 가족들은 최근까지 조두순과 같은 안산에 살다 보름 남짓 전 다른 지역으로 이사했습니다.


조두순의 출소 소식을 들은 딸이 "매일 밤 악몽에 시달린다"고 털어놔 일평생 살던 터전을 등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A씨는 "아직 이사한 집에 익숙해지진 않았지만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며 "아이들이 그나마 안도감을 느끼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울면서 이사를 하자고 했던 그 날 이후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잘 털어놓지 않는다"며 "애써 마음을 추스르는 중인 것 같다"고 걱정했습니다.

며칠 전 그는 조두순이 이사할 곳을 찾아 동네를 돌아보기도 했습니다. 동선이 조금이라도 겹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습니다.

A씨는 "모르고 있다가 넋 놓고 당할까 싶어 사전에 조두순의 거주지 주변을 돌아봤다"며 "우리가 사는 곳과 멀리 떨어져 있어 다행이었지만 거기 사시는 주민들을 생각하니 너무 안타까웠다"고 토로했습니다.

이어 "아이들은 의식적으로 뉴스를 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끔찍스러운 놈 얼굴을 아이들이 볼 걸 생각하면 그 자체로 악몽"이라며 "아이들이 일상생활을 하며 조두순 관련 소식을 접하지 않을 순 없겠지만 될 수 있으면 모르고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습니다.

조두순은 2008년 12월 안산의 한 교회 앞에서 초등학생을 납치해 성폭행하고 중상을 입힌 혐의로 징역 12년형을 선고받아 복역하고 이날 출소했습니다. 앞으로 안산 거주지에서 아내와 함께 지낼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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