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오라클도 '탈 실리콘밸리'…텍사스로 본사 이전
입력 2020-12-12 11:04  | 수정 2020-12-19 12:03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 오라클이 본사를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서 텍사스주 오스틴으로 이전한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현지 시각 11일 보도했습니다.

오라클은 이날 직원들을 상대로 더 유연한 근무 장소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회사 본사를 캘리포니아 레드우드시티에서 텍사스 오스틴으로 변경했다고 밝혔습니다.

오라클은 "우리는 이 조치가 오라클을 성장을 위한 최선의 위치에 놓고 우리 직원들에게 어디에서 어떻게 일할지와 관련해 더 많은 유연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오라클은 이에 따라 많은 직원들에게 사무실 장소를 선택하도록 하거나 아니면 전일제나 파트타임으로 계속 재택근무를 하도록 할 예정입니다.


레드우드시티의 사무실도 폐쇄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라클은 레드우드시티나 오스틴, 샌타모니카, 시애틀, 덴버, 올랜도 등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의 주요 오라클의 허브를 계속 지원하고 앞으로 다른 장소도 추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오라클은 "업무에 대해 더 현대적인 접근을 취함으로써 우리는 직원들의 삶의 질과 업무 성과의 질을 더 증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1977년 샌타클래라에서 창업한 오라클은 1989년 레드우드시티로 터전을 옮겨 사업을 영위해왔습니다. 오라클은 미국프로야구(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홈구장에 대한 작명 권한을 사들여 이 구장에 '오라클 파크'란 이름을 붙였고, 창업자 겸 의장인 래리 엘리슨은 실리콘밸리를 상징하는 인물로 여겨져 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습니다.

오라클은 이번 '탈(脫) 실리콘밸리' 움직임으로 PC·프린터 제조업체 휴렛팩커드(HP), 데이터 분석 기업 팰런티어 테크놀로지 등 앞서 실리콘밸리를 등진 정보기술(IT) 기업 대열에 합류하게 됐습니다.

HP는 이달 초 본사를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텍사스 휴스턴으로 옮긴다고 발표했고, 팰런티어는 지난 8월 캘리포니아 팰로앨토에서 콜로라도 덴버로 본사를 이전했습니다.

또 전기차 업체 테슬라, 우주 탐사기업 스페이스X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최근 오랫동안 살아온 로스앤젤레스(LA)를 떠나 텍사스로 이사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테슬라는 팰로앨토에, 스페이스X는 LA카운티 호손에 각각 여전히 본사를 두고 있습니다.

WSJ는 실리콘밸리를 등지는 CEO 중 많은 이들은 정치적 견해가 보수적이란 공통점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일례로 엘리슨 오라클 의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모금 행사를 개최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입니다.

또 텍사스가 소득세나 금융 소득세를 과세하지 않는 데 반해 캘리포니아는 미국에서 가장 높은 최대 13.3%의 소득세를 물리는 점도 불만을 사 왔다고 이 신문은 전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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